태평양전쟁 당시 다녔던 일본 소학교 수료증을 56년만에 받고, 당시 동기생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눈 강석원(69·구미시 남통동)씨.
강씨는 지난 1942년 일본에 탄광부로 징집된 아버지를 따라 가족들과 일본으로 건너갔다. 당시 11세였던 강씨는 지바현(千葉縣) 타테야마(館山)국민학교(현재 소학교) 3학년에 편입했지만 일본 패전으로 3년만에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그후 56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 강씨는 일본 소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며칠동안 소학교시절 가장 친했던 단짝 쿠마자와(熊澤)와 친구들이 눈에 밟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강씨는 타테야마 시장인 츠지다 미노리씨에게 '친구였던 쿠마자와씨를 찾는다'는 내용의 편지를 띄웠다. 미노리 시장은 한국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미노리 시장 자신이 바로 강씨가 애타게 찾던 동기생 중의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미노리 시장은 곧바로 강씨에게 초청장을 보냈고, 강씨는 부인과 함께 일본으로 향했다. 타테야마 소학교에 도착하자 연락을 받고 달려온 동기생 30여명이 반겼다. 일본 전역에 살고 있는 동기생 60여명은 매년 7월 7일 동창회를 갖지만 이날 강씨를 위해 임시 동창회가 소집된 것. 그러나 단짝 친구 쿠마자와씨는 이미 고인이 됐다.
강씨는 56년만에 소학교 수료증과 타테야마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최근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가 불거진데 대해 강씨는 "하루 빨리 왜곡된 역사의 진실이 바로 잡혀 서로 거리낌없이 오가는 사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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