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편들은 몰라, 비자금 불려가는 재미

남편 몰래 통장 불려나가는 기쁨-노하우 아시나요?"혹시 딴 주머니를 차고 계신가요?"

지난 11일 대구시여성회관에서 있은 '학부모와 함께 하는 NIE(Newspaper In Education)교육'현장. 이 교육에 참가한 40명의 주부 수강생 중 무려(?) 30명이 남편 몰래 '비자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올해 초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기혼 남녀의 87.2%가 많든 적든 배우자 몰래 비자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자금은 요긴할때 잘 써서 남편을 감동시키기도 하지만 때로는 숨겨둔 돈이 탄로나서 가정불화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아내의 비자금은 매일 직장에서 들볶이고 술에 찌들어가는 남편에게 약간은 죄스런(?)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죄스런 기분을 감내하면서까지 비자금이 필요한 걸까?

많은 주부들이 '불의의 사고나 질병 등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갑자기 집안에 필요한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하기 위한 돈이라는 것. 돈이 없으면 왠지 불안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기 위해서도 비자금은 필요하다고 했다.

판에 박은 듯 매일매일 되풀이되는 집안 일. 그러다 어느날 아파트 앞에 활짝 피어난 목련을 보고는 우울해지는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럴 때 깊숙이 숨겨둔 통장을 꺼내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했다. 통장에 찍히는 칸수가 늘어나는 만큼 알게 모르게 힘이 솟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혹 남편이 알게되더라도 남편이 불쾌해 하지않을만한 범위내에서 비자금을 관리하는 것이 가정평화를 위한 한 방법이란 사실을 잊지말아야 할 일이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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