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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영재교육 바람

북한이 올들어 조기 영재교육의 중요성과 대책을 부쩍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최근호(4.1)는 '재능의 싹을 꽃 피우려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모든 교육자들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을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노동신문은 "아무리 좋은 소질을 갖고 있다고 해도 남다른 재능은 저절로 발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부모와 교육자 모두가 어린이의 소질을 제때에 찾아내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어린이의 소질을 정확히 찾아낸 다음에 그것을 살리도록하는 교육을 과학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때 조기 영재교육을 자본주의의 대표적 교육형태로 비난했던 북한이 이처럼 영재교육 강화를 적극 촉구하고 나선 것은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언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지난해 "수재(영재)는 아이 때에 찾아내야 한다. 컴퓨터 교육은 어려서부터 해야 은(효력)을 낼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특히 지난 1월초에는 간부들에게 만경대학생소년궁전과 평양학생소년궁전, 이들궁전의 부속학교인 금성 제1, 2고등중학교에 컴퓨터 수재 양성반을 신설하고 전국적으로 수재학생들을 선발해 양성할 것을 강력히 지시했다.

김 총비서의 이러한 지시에 따라 만경대 및 평양학생소년궁전에 컴퓨터를 전담하는 부총장 직제가 새로 만들어지고 '컴퓨터 소조운영과'가 신설됐으며, 금성 제1, 2고등중학교에는 컴퓨터 전담 부교장과 컴퓨터강좌가 새로 설립됐다.

최근에는 공과계통 종합대학인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체신학부 등 일부 학부에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로 '수재반'을 편성했으며, 이에 앞서 90년대 초부터 각 고등중학교에 수학·외국어·물리·화학 등 자연과목을 중심으로 수재반인 '7.15소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앞서 북한은 지난 84년 전국적으로 수학 등 자연과학에 소질과 재능을 가진 우수 학생들을 모집해 첫 영재육성 학교인 평양 제1고등중학교를 설립했다. 이 학교 교사들은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의 우수 졸업생들로 선발하고 있다.

또 이듬해인 지난 85년에 청진, 함흥 등 전국의 각 도(직할시) 소재지에도 1개교씩, 80년 말에는 평양시내 각 구역에 이어 99년 3월부터 각 시·군(구역)까지확대했다.

이 학교에서는 영재학교의 특성에 맞게 학생들을 엄선하고 학급당 학생수를 일반 학교의 50여명과 달리 25명 안팎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북 당국은 수재용으로 별도 제작된 교과서.참고서 등을 공급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조기 영재교육을 통해 과학기술 강국을 꿈꾸고 있는 북한의 노력이 얼마나 결실을 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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