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제13회 대회는 콜롬비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콜롬비아가 재정난과 대지진으로 개최권을 반납, 멕시코에서 열렸다.
멕시코대회는 한국이 54년 스위스대회 이후 32년만에 본선에 진출,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한국은 16강 진입을 목표로 서독 분데스리가의 차범근을 비롯해 최순호, 허정무, 박창선, 조영증 등으로 사상 최강의 멤버를 구성했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24개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만만한 상대는 없었다. 조 편성부터 우승 후보로 지목된 아르헨티나, 이탈리아와 한조에 편성되는 불행에 빠졌다.
아르헨티나와의 첫 경기. 한국은 투지를 보였으나 한수 위의 전력을 갖춘 아르헨티나에 1대3으로 무너졌다. 이 경기에서 박창선은 25m 중거리 슛으로 골네트를 갈라 한국 월드컵 사상 첫 득점을 기록했다.
두번째 상대인 불가리아를 맞아 사상 최초로 1승을 노렸으나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며, 사상 최초로 승점 1점을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탈리아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한국은 최순호와 허정무가 한골씩을 넣으며 분전했으나 2대3으로 분패했다.
한국 등 8개국이 예선 탈락, 16강으로 압축된 대회는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를 위한 무대가 됐다.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의 준준결승전에서 '신의 손'을 연출, 엄청난 비난과 찬사를 받았다.
0대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6분 마라도나는 문전에서 왼손으로 볼을 때려 골을 넣은 후 헤딩슛을 한 것처럼 두손을 치켜들었다. 3분 후 마라도나는 다섯명의 수비와 골키퍼까지 제치며 골을 넣는 묘기를 선보였다.
마라도나는 다시 벨기에와의 준결승전에서 혼자서 2골을 성공시켜 팀을 결승전에 올려놓았다.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상대는 프랑스를 2대0으로 가볍게 제치고 올라온 서독. 마라도나를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먼저 2골을 뽑아 기세를 올렸고, 베켄바우어가 이끄는 서독은 후반 28분과 37분 2골을 만회했다.
승부는 후반 39분 마라도나의 패스에서 갈라졌다. 아르헨티나의 부루차이는 마라도나의 패스를 결승골로 연결, 8년만에 다시 우승 컵을 아르헨티나의 품에 안겼다.
이주녕(축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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