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대우자동차 노조원 시위 폭력진압과 관련해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이무영 경찰청장에 대해 유임시키로 결심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25일 대민 접촉 경찰관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대우자동차 노조원 폭력진압을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고 이 청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나라가 영국, 미국, 프랑스 등과 같은 민주인권국가로 평가받는 데 경찰이 나름대로 기여와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경찰이 고객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일부에서 순간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저질러 경찰의 명예에 누를 끼친 일도 있다"고 폭력진압을 '순간적인 잘못'으로 규정했다.
이어 "경찰은 10개중 9개를 잘하고 1개만 잘못해도 문제가 된다는 것을 새겨야 한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므로 경찰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면 국민들이 더 걱정을 하게 된다"고 지적, 최근 경찰에 쏟아지고 여론의 비판이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경찰이 전체적으로 과(過)보다는 공(功)이 더 많다는 메시지로, 더 잘하라는 격려의 의미인 동시에 이 청장에 대한 퇴진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일선 경찰관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이 이 청장의 재신임으로 확대해석하지 말기를 주문했으나 여권내에서는 이 청장을 배석토록 한 사실과 폭력진압 사태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사실 등은 이 청장에 대한 무언의 재신임이라는 해석이 무게를 얻어가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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