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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허술한 법체계가 난개발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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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이 이래서야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관계 시민만 피해를 입고 발을 굴러야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법과 행정 사이의 희생자=군위군청은 부계면 동산리 팔공산 계곡을 보전하고 식수 전용댐을 만들기 위해 지난 3월22일 건축허가 제한구역으로 고시했다. 그러나 농촌에선 도시지역·준도시지역 등으로 지정된 지구 밖 대지·잡종지 등에서는 2층·60평 미만의 집을 허가 없이 지을 수 있도록 돼 있다. 건축법만 믿고 집을 지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까?

이 계곡에 집을 짓던 김옥희(43·여·대구 신암동)씨는 두 차례나 지었다 헐었다를 반복하며 군청과 마찰을 계속하고 있다. 김씨는 지목이 도랑(구거)으로 돼 있는 땅을 건축 가능성까지 꼼꼼히 자문 받은 뒤 작년 5월 구입, 소형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못짓게 하려는데만 목적을 뒀을 뿐 다른 규제수단이 없는 군청은 "구거는 농지여서 건축이 안된다"며 철거를 지시했다.

김씨는 정밀 판단(농림부·경북도청·군청)을 요구했고, 이에 당국은 "이 땅이 농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작년 말 내렸다. 김씨가 집짓기를 재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담당자가 바뀌자 군청은 "그때 판단은 행정착오"라며 다시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오정환 산업과장은 "철거하지 않으면 고발한 후 강제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일정규모 이하는 허가 없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건축법만 믿었던 김씨는 그와는 별개인 행정 조치 때문에 골병이 들게 됐다고 했다. 군청 산업민원 담당자인 안중섭씨는 "실무자 입장에선 법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법규 혼란이 소규모 난개발을 유발한다"는 일반성도 띠고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김씨 이외에도 피해자가 잇따라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군위·정창구 기자 jcg@imaeil.com

◇부실 행정 피해는 시민 몫=1993년 법원 경매로 경산 중방동의 주택을 산 이모(62·여·대구 신암동)씨는 경산시청이 건축물 대장을 엉터리로 만들어 둔 바람에 아직까지 건물을 등기이전 하지 못하고 있다.

건축물 대장을 바로 잡으려 뛰어 다닌 것이 벌써 8년. "시청에 직접 간 것도 50회는 넘고, 전화 통화는 몇백 회에 달할 겁니다. 요즘은 직원들이 내 목소리까지 알고는 전화 조차 제대로 연결시켜 주지 않습니다".

문제의 건축물 대장은 1990년 담당 직원이 현장 확인 없이 시멘트 블록조인 주택을 철근 콘크리트조로 잘못 써 넣으면서 엉터리가 됐다. 경산등기소 박상호 소장은 "등기 이전 신청을 받고 현장 실측한 결과 이런 문제점이 밝혀졌다. 문제의 건물은 법적으로 인정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시청 담당자도 "당시 업무량이 많아 현장 확인 없이 건축물 대장을 만들었다"고 잘못을 인정했으나, "대장 수정, 건물 멸실, 철거 등을 위해선 당사자 동의가 필요하지만 현재도 이 집에 살고 있는 원소유자의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해법을 못찾고 있다" "이씨가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누가 들어도 기가 찰 일이었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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