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한방-초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가슴이 두근거리며 호흡이 곤란하다며 한의원을 찾아왔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시장에서 신경통과 중풍에 좋다며 약초를 팔길래, 허리 아픈 며느리가 사 가지고 와서는 중풍이 있는 시어머니와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는 것이다. 초오 중독이었다. 이런 경우는 그래도 복용량이 적어 치료후 쉽게 회복됐으나 초오중독으로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초오는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목인 놋젓가락나물의 뿌리를 채취하여 건조한 것이다. 매운 맛을 띠고, 성질은 뜨거우며 독이 있다. 진통, 진정, 항염, 국부 마비 등의 약리작용이 있다. 소량 복용하면 심장운동을 약화시키지만 과하면 흥분 작용을 일으킨다.

초오는 풍한습(風寒濕)으로 팔다리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픈 경우, 관절염이나 허리통증, 다리마비 동통으로 몸을 굽히지 못하는 경우, 몸이 차고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종기가 오래되어 낫지 않거나,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된 경우, 구완와사 등에 사용한다. 실험 논문들에 따르면 초오는 진통, 소염 작용이 강해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 검은콩과 감초로 초오의 성질을 좀 달리 했을 때는 간장 및 신장 기능에 미치는 손상이 크게 감소하지만, 생 초오를 적당량 이상 투여하면 간장 및 신장에 큰 손상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침용으로 사용하는 초오 추출액을 특정 혈자리에 투여하면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급성독성, 피부자극, 안점막자극, 피하 및 근육자극 살험에서는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초오는 간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심장병 환자, 열이 많은 체질, 고혈압이 있는 사람, 임신부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초오에 중독되었을 때는 해독을 위해 검은콩과 감초를 달여 먹이거나 여기에 황련해독탕류를 합방해 쓰기도 한다. 초오는 옛날 사약으로 쓰일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일반인들이 다른 약초처럼 보관하며 사용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한의원에서도 독극물함에 따로 보관하며 투여량까지 기록에 남기고 아주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다.

김근모(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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