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 초대석-김수환 추기경 가톨릭대 초청강연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며 그것은 곧 사랑입니다. 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주신 인권을 존중하고 사람을 사랑해야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9일 오전 11시 대구가톨릭대 하양캠퍼스 대강당에서 초청 강연회를 갖고 사랑만이 인간의 삶을 올바로 인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21세기를 맞이해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가치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하느님께선 인간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그리스도를 보내셨다"며 "하느님의 이같은 사랑을 인정하고 받아 들일때 우리도 모든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인생이 나에게 무엇을 주는지 기대하지 말고 내가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가난하고 약한 이웃을 사랑하는 정신으로 살아가면 지역감정과 분단을 포함한 국가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모든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신성불가침의 기본권리와 존엄성을 가진다"며 "인간이 어떠한 처지에 놓였든, 때로는 식물인간의 처지에 있더라도 기본권리와 존엄성을 무시해서는 안되며, 또한 아무렇게나 살아서도 안된다. 양심과 도덕률에 따라 살아야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서울 홍제동 화재사고 때 순직한 6명의 소방관들과 일본 지하철에서 의롭게 삶을 마감한 이수현씨 삶을 예로 들면서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살신성인의 정신은 인간만에게만 있는 거룩한 직무이자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강연 머리에 난파선에 버나드 쇼와 정신지체장애인이 살아남았고, 구명조끼는 한개밖에 없을 때 누가 살아남겠느냐고 가상상황을 만들어 던진 질문에 김 추기경은 스스로 "버나드 쇼가 당연히 정신지체장애인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자신은 죽음을 택해야만 천부인권의 의미를 아는 철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추기경은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며 올바른 삶을 살기위해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순간적인 유혹에 빠져 악을 택하면 차차 악의 노예가 되고 자신을 희생하고 선을 택하면 자유와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양심의 소리에 따라 진리속에서 자유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구가톨릭대 교목실(실장 하성호 신부)이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삶의 방향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이날 강연은 학생과 교직원, 시민 2천5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김 추기경의 말을 경청하는 성황을 이뤘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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