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언론도 '박춘희씨 사망'에 의문?

주한미군 한국인 군무원 박춘희(당시 36세.여.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씨 의문사 사건과 관련, 타살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지가 박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과 논란을 상세히 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신문은 지난 12일 '지구 반대편에서 울리는 이상한 죽음에 대한 메아리'라는 제목의 A 4용지 4매 분량의 기사에서 박씨의 죽음이 '자살이냐 살인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타살이라고 추정하는 한국인들과 재미 한국교포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및 한미 관계 전문가들은 한국 언론이 박씨의 죽음에 대해 즉각 미군을 비난하고 나선 점을 상기시키고 박씨 사건 관련 기사들이 3만7천명에 이르는 주한 미군에 대한 반감 확산과 연계될 가능성을 경계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또 한국 언론들이 박씨의 죽음이 미군에 의해 꾸며졌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고 있으며 이는 주한미군의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 한국전쟁 당시 양민학살 등 미군에 대한 한국민들의 불만과도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박씨의 남편 남학호(41)씨가 전화인터뷰에서 "아내가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매우 행복해했으며 비행기에서 내릴 때도 땅콩봉지를 챙긴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자살에 대한 어떤 정황도 없다"고 말했다며 남씨가 아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9개월째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사건은 곧 종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경찰이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한 점 등과 관련, 의문점은 가시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씨는 이와 관련, "미군측이 범죄사실을 시인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에 대해 온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주부터 미군부대 앞 1인 시위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2억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 경찰에 대한 직무유기 소송비용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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