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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진정한 부자 정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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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진정한 벤처기업인 1호'로 유명했던 정문술(63) 미래산업 전사장이 1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키로 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카이스트에 생명공학 관련 학과를 통합한 새로운 학과를 세워 10년간 석.박사 480명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정보통신에 이어 21세기를 주도할 분야가 생명공학인데 한국은 이 분야에서 미국은 물론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서도 크게 뒤지고 있어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그는 바이오 분야에서 빌 게이츠같이 뛰어난 인물이 나와 한국의 미래를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개인 재산의 사회 환원을 밝혀온 그는 경쟁력의 요체는 기술개발이고 이를 위해선 인재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정 전 사장은 지난 1월 후진양성과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소신에서 전격적으로 은퇴해 경제계와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 벤처기업의 대부로 통하는 그는 83년 맨 손으로 미래산업을 창업, 지난해 기준 매출액 1천300억원, 당기순이익 100억원이 넘는 알짜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런 그가 과감하게 경영에서 손을 떼는 '아름다운 은퇴'를 감행한 것.

▲그는 평소에 '투명경영''정직경영'을 입버릇처럼 외우기도 했다. 실생활에서도 그의 행동은 여느'돈많은 기업가'와는 달랐다. 얼마전 그는 웬만한 수준의 가정이면 갖추고 있는 정수기도 없이 수돗물을 지금까지 그대로 마시고 있다고 밝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는 수돗물을 믿고 마시는 사람이 늘면 그만큼 수돗물의 질도 더욱 좋아진다는 보통사람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믿음의 논리'를 직접 실천하고 있었다.

▲정 전사장은 경영권 세습을 당연시해온 한국의 기업 관행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또 부의 사회 환원이라는 한국사회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면모를 보여 훌륭한 기업가 모델이 되고 있다. 소위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인 '왕자의 난'으로 위기를 자초한 현대나 장남 이재용씨에 대한 편법 상속과 경영 일선 입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삼성, 2세인 최태원 회장 체제를 구축한 SK 등 재벌들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전 주식을 복지재단에 넘긴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 유일한 등에 이어 '진정한 부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전사장의 이번 재산 헌납이 혼탁한 이 사회에 신선한 청량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신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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