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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종합경기장은 정치인 유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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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20일 대구 월드컵 경기장 개장 축하 축구경기가 열린 대구종합경기장에서 팽팽한 신경전과 함께 유세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조우는 18일 광주 망월동묘역 만남에 이어 이틀만이었다.

그러나 이날 두 사람의 대구 조우는 여야 대표로서는 처음이었다. 특히 여권에서 대구.경북 출신 대표선수를 자임하며 영남후보론의 중심에 서 있는 김 대표의 이 지역에 대한 공격과 이 곳을 텃밭으로 삼아 대권 재도전의 칼을 갈고 있는 이 총재의 방어전이라는 측면에서 이날의 두 사람의 만남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자연히 국내 최대 경기장을 가득 메운 7만의 대구시민들을 상대로 한 두 사람의 축사는 유세전이 돼버렸다. 축사의 순서도 시비거리가 됐다. 주최측인 대구시가 이 총재, 김 대표 순으로 잡아 여야의 순서를 기대했던 민주당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사랑하는 대구시민, 경북도민 여러분 이회창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이 총재는 "대구경제도 전국 최대의 경기장처럼 월드컵을 계기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재도약하길 빌어마지 않는다"며 대구 월드컵의 성공을 위해 한나라당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 대구.경북'을 강조했다. 그는 "대구.경북은 조국 근대화의 산실로 5천년 가난의 굴레를 끊고 한강의 기적을 주도한 신화의 고장"이라며 "우리 대구.경북의 뚝심을 믿는다. 화끈한 단결, 통 큰 화합의 정신으로 다시 한번 박차고 일어나자"고 호소했다.

양측의 신경전은 이미 경기 시작전부터 시작됐다. 시축을 누가 하느냐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 두 사람 모두 시축을 않고 결국 뇌성마비 장애인인 채경훈(24)씨가 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공항에서부터 경기장, 저녁 대구 출신 의원들과의 저녁 식사까지, 가는 곳마다 박수와 환영을 받았다. 그 때문인지 이 총재의 표정에는 시종일관 자신감과 여유가 엿보였다. 반면 민주당 대구.경북지부는 김 대표 일행 버스에 '김중권 대표최고위원의 대구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붙이고, 행사장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꽃다발 선물을 김 대표에게 주게 하는 등 열세 만회와 김 대표 분위기 띠우기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일정을 이유로 전반전만 관전한 뒤 일행과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가버려 경기장 한 복판의 본부석은 텅비어 버렸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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