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朴尙奎) 민주당 사무총장이 "국민 모두가 국가 원수인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발언한 것은 한마디로 민주국가에선 있을수 없는 '실언(失言)'이다.
이 나라의 주권자는 국민이며 국민 모두가 국가에 충성할 의무는 있어도 대통령에게 충성할 필요는 없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만한 상식이다. 그럼에도 여당인 민주당을 사실상 이끌어가는 핵심 지도자라 할 수 있는 박 사무총장이 전제군주제하의 왕에게나 요구함직한 충성 발언을 하다니 참으로 어이없다.
물론 박 사무총장은 이날 발언에 대해 "안동수 법무장관의 취임사 문건 파문과 관련 안 장관의 입장을 옹호하느라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강조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명하고는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입장이었다 해도 그렇지 '대통령에게 충성…' 운운한 대목은 너무했다.
안 법무장관의 과잉 충성 발언의 파문에 대해 해명한다면서 다시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박 총장의 발언은 그가 주장하듯 어찌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평소에 믿는바를 밝힌 '확신 발언'이라 할만하다. 그런만큼 우리는 이번 박 총장의 발언을 두고 그가 과연 개혁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있는 사람인지 재삼 의심케 된다.
사실 DJ의 통치 스타일은 지금까지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가신(家臣) 정치'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아 틀림없다. 가신정치는 결국 모든 것이 DJ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DJ가 충성의 정점에 있음을 의미한다. 따지고보면 이번 박 총장의 충성 발언이나 안 법무장관의 '태산같은 성은'이니 하는 발언도 '가신정치'의 연장 선상에서 이해된다.
DJ 집권이래 지난 3년간 1, 2개월도 안돼 불명예 퇴진한 장관만해도 송자, 주양자, 김태정, 손숙 전 장관 등 4명이나 된다는 것도 결국은 국가를 이끌 자질을 따지기전에 DJ에 대한 충성도부터 따진 결과가 아닌가 한다. 결국 안 법무와 박 총장의 충성 발언도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충성만 따지는 DJ식 통치스타일의 당연한 귀결이라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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