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수입 생우가 또다시 갈 곳을 못찾아 헤매고 있다. 지금까지 잠정 입식돼 있던 곳을 또 떠나야 할 참인 것.
농협은 지난 17일 수입업체인 농원식품으로부터 인수한 수입생우 645마리를 농림부 중재에 따라 인수, 수원 축산기술연구원에 275마리, 서산 현대목장에 370마리 각각 분산 입식해 사육 중이다.
그러나 서산목장의 소 처리에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현지 주민들의 반발이 드세자 임시 입식 당시 농협측은 "6월5일 이전에 다른 장소로 옮기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마땅한 이전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농협중앙회 축산지원부 황연근 팀장은 "시한 내에 서산농장 수입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지 못할 경우 현지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전국 어느 곳으로 옮겨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급해지자 농협은 지난 23일 축협 전국 시·도 협의회장 회의를 개최, 대책을 논의했다. 또 24일엔 축협 안동 사료공장에서 대구경북 축협조합장 회의가 잇따라 열렸다. 그러나 뾰족한 대안이 없기는 마찬가지.
전국 회의에서는 수입 생우를 시.군 축협 생축장으로 분산 사육하는 방안을 제시됐으나 축협장들이 만장일치로 반대했다. 축협의 성격과 조합원 정서 등을 이유로 거부한 것은 물론, "한우 농가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반발까지 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 축협 조합장 회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참석 조합장 30명은 송석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에게 사육 반대 의사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안동축협 배장규 조합장은 "한우 육성에 앞장서야 할 축협에게 수입 생우를 사육토록 하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실타래가 안풀리자 농협측은 조기 도살 처분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농원식품과 정식으로 매입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소유권이 없는데다 통상 마찰 등을 우려해 농림부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현재 검역 중인 2차 수입분 665마리의 처리 방향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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