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이 직원들에게 강연하러 이곳까지 오신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대구은행, 대구상공회의소 직원)
"월드컵경기장, 종합유통단지, 전시컨벤션센터, 공항 신청사…. 인프라 환경이 좋아진 것 같기는 한데 애물단지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인천국제공항도 시장님이 계획한 것이라는 자랑은 좀 심하지만요". (대구경영자협회 회원)
문희갑 대구시장의 특강활동이 요즘 지역 경제계에 화제다.
우선 강연의 주 소재가 바뀌었다. 과거 '위천국가공단', '자동차벨트', '밀라노 프로젝트' 등을 외던 데서 '인프라'가 등장했다. 강연 대부분을 "재임동안 노력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 인프라가 엄청나게 좋아졌으며 앞으로 지역경제가 활짝 꽃필 것"이라는 자평에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회닿는 대로 나서는 적극성도 눈에 띄는 대목. 시장님 모시기가 수월해졌다는 얘기다. 단적으로 지난달 문 시장이 직원 강연을 위해 대구상의와 대구은행에 온 것은 아마도 민선 이후 처음이라는 게 관계자들 말이다. 특히 대구상의에 대해선 회장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 문 시장이다훈계조 어투가 호소조로 바뀐 것도 빠지지 않는다. "일을 많이 했지만 시민들이 너무 안 알아준다"는 말을 듣노라면 불과 한두 해 전 각종 직능단체 총회나 모임에서 "기업인들이 일할 생각은 않고 불화만 일삼는다", "나이 많고 무능한 단체장은 물러나라"는 호통과 질타를 숱하게 들은 기억이 아득하다고 어느 단체장은 말한다. 물론 요즘 강연에는 "나무를 많이 심고 분수대를 곳곳에 설치해 악명 높던 대구 더위를 눌렀다"는 연성 얘기도 빠지지 않는다.
"시장 선거를 매년 하면 좋겠어요"(기업체 사장)
문제는 화제의 핵심이 역시 내년 시장 선거에 모아진다는 것이다.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문 시장 특강활동의 사전선거운동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이같은 세간의 여론을 반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대구의 최근 인프라 축적은 평가받을 일일 것이다. 투자적정성 여부 같은 일부의 우려를 감안하고라도 말이다. 그러나 '내년 선거'에 생각이 닿으면 씁쓸하기만 하다. 여전히 경제가 어려운 이때, 이런저런 강연장에서 똑같은 이야기 듣고 또 듣느라 시간 들여야 하는 기업인들은 또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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