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계속된 가뭄으로 경북 북부지역의 밭농사가 폐농 위기를 맞고 있다. 참깨는 시기를 놓쳐 파종이 이미 포기됐고, 콩으로 전환하려 해도 그마저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미 심은 고추.잎담배 등은 자라지 못한채 예년 보다 20여일이나 앞당겨 꽃이 피는 조로(早老) 현상을 보이고 있다. 농업 관계자들은 현재 상태로만도 피해액이 최소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북부지역 농민들의 여름철 소득을 좌우하는 고추.담배의 경우, 아직 한창
자라야 할 시기이지만 키가 60% 정도밖에 크지 않은 상태에서 꽃이 피고 있다. 이렇게 된 뒤에는 이들 작물의 생장이 중단되나, 현재 상태는 담뱃잎 경우 예년보다 60% 가량 적은 실정이고, 고추 생산량을 결정하는 곁가지 숫자도 절반에 그치고 있다. 이때문에 현재 단계만으로도 최소 30% 이상의 감수가 불가피하다고 농업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생장기의 고랭지 배추·무, 발아기를 갓 지난 참깨.땅콩 등도 고사 단계에 접어 들었다. 북부지역 최대 고랭지 배추 산지인 영양군 석보면 원리 일원의
'엇갈이 여름 배추'는 속이 미처 차지 않은 상태에서 꽃대가 올라 와 30여 농가 2만여평 배추밭이 폐농 위기를 맞고 있다. 연간 소득액이 380억여원에 달하는 안동의사과 역시 열매가 제대로 굵어지지 않는 대신 낙과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안동 능금조합 측은 "지금까지 피해액만도 30억원 이상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파종 적기를 놓쳐버린 참깨.땅콩 재배 농민들은 대신 콩 심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마저 파종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료용 청예옥수수도 발아 후 성장을 멈췄으며, 결실기인 의성 마늘에서도 30% 가량 감수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농민들은 "앞으로 10여일이 고비"라며, 그때까지도 비가 충분히 오지 않으면 거의 모든 밭농사 폐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봉화.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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