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무용단이 상임안무자(안은미)를 새로 맞이한 뒤 첫 작품을 선보였다. 파격적인 안무로 무용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안은미씨의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쏠렸던 이번 공연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흥겨운 무대였다는 평을 받으며 잘 마무리 되었다.
메시지를 몸짓 언어로 형상화한 현대 무용은 자칫 이해하기 어렵고 지루하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그러나 대구시립무용단 제39회 정기공연 '대구별곡'이 열린 25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현대무용의 재미에 흠뻑 빠져 들 수 있었다.
관객들의 터전인 대구를 주제로 선정, 공감대를 쉽게 이끌어 낸 점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접근성을 높이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관객들은 동인로터리, 팔달교 등 컬러풀하고 번화한 대구의 현재 모습과 흑백 사진속의 과거 모습이 교차하는 영상속에서 자신들의 삶의 모습을 발견했다.
각 장마다 뚜렷한 주제를 드러내 보이며 관객들의 이해를 높인 것도 돋보였다. 제1조곡에서는 익살스런 도깨비들을 등장시켜 웃음과 해악을 선사하며 대구역사를 조명했다.
제2조곡에서는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바탕으로 달구벌의 역사적 깊이를 설명했고 제3조곡에서는 일본경찰과 고문 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굴곡의 역사를 표현했다. 제4조곡에서는 흥겨운 음악에 맞춘 걸쭉한 춤판으로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무대로 끌어들여 함께 박수를 치며 새로운 대구의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하나됨의 무대를 연출했다.
또 짜임새 있는 연출로 주제를 부각하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게 짜여진 무대였다. 도깨비들의 달리기 모습, 출연진들이 관객석에서 사과를 판매하는 모습 등이 군데 군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동안 안은미씨가 보여왔던 파격미는 덜했지만 관객들이 현대무용을 친숙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의미 있는 무대였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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