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아시나요 당신이여 사람은 사람을 먹고 살아가듯

사람은 사람 안에 있어야 한다는 걸

사람이 사람 안에 있지 않고 사람 밖에 있으면

그 사람 안에는 호흡이 없다는 걸

사람이 사람 안에 있지 못하고 사람 밖에서

눈물에 떠있는 섬이 되도록

초상집 개처럼 내쫓은 당신이여

사람들과 모습이 다르고

한두 가지 신체 기능이 상실되었다고

멸시하던 찬 계절이 지나고 이제는

장애인 주제에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는 이유,

당신보다 더 큰 박수 받았다는 죄로

가제미 눈으로 입 비쭉이는 계절이여

오늘, 내 이 한 마디만 하리라

신체 장애란

그 누구에게나 감기처럼 소리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나쁜 손님이라는 걸.

-김현희 '사람은 사람 안에 있어야 한다는 걸'

지난 주말 장애인 문인들의 출판 기념식과 문학상 시상식장에 갔다. 그 때 어떤 여성 장애인 시인이 낭송한 시이다. 문학에는 장애, 비장애가 없다. 오로지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가 있을 뿐이다.

소외되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서 문학을 하고싶어하는 그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신체 장애가 감기처럼 소리없이 찾아온다는 구절에서는 공감의 고개가 끄덕여 졌다. 장애, 비장애의 구별이 없는 세상을 위해 문학이 해야할 몫이 반드시 있다. 이 시도 그런 몫을 하는 시 가운데 하나이다.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