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당신이여 사람은 사람을 먹고 살아가듯
사람은 사람 안에 있어야 한다는 걸
사람이 사람 안에 있지 않고 사람 밖에 있으면
그 사람 안에는 호흡이 없다는 걸
사람이 사람 안에 있지 못하고 사람 밖에서
눈물에 떠있는 섬이 되도록
초상집 개처럼 내쫓은 당신이여
사람들과 모습이 다르고
한두 가지 신체 기능이 상실되었다고
멸시하던 찬 계절이 지나고 이제는
장애인 주제에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는 이유,
당신보다 더 큰 박수 받았다는 죄로
가제미 눈으로 입 비쭉이는 계절이여
오늘, 내 이 한 마디만 하리라
신체 장애란
그 누구에게나 감기처럼 소리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나쁜 손님이라는 걸.
-김현희 '사람은 사람 안에 있어야 한다는 걸'
지난 주말 장애인 문인들의 출판 기념식과 문학상 시상식장에 갔다. 그 때 어떤 여성 장애인 시인이 낭송한 시이다. 문학에는 장애, 비장애가 없다. 오로지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가 있을 뿐이다.
소외되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서 문학을 하고싶어하는 그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신체 장애가 감기처럼 소리없이 찾아온다는 구절에서는 공감의 고개가 끄덕여 졌다. 장애, 비장애의 구별이 없는 세상을 위해 문학이 해야할 몫이 반드시 있다. 이 시도 그런 몫을 하는 시 가운데 하나이다. 김용락〈시인〉
댓글 많은 뉴스
3500억 달러 선불 지급, 외환부족 우려에…美 "달러 대신 원화로 투자"
[단독] 中 건보료 55억원 흑자? 6조원 받아갔다
대법원 휘저으며 '쇼츠' 찍어 후원계좌 홍보…이러려고 현장검증?
대법정 법대 오른 범여권 의원들, 주진우 "사법부 짓밟는 상징적 장면"
[단독] 카카오 거짓 논란... 이전 버전 복구 이미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