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강 남북관계 돌파구 될 수도

북한이 28일 개최된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열어나가기 위한 정당.단체 합동회의'에서 민족 공동의 행사로 '민족통일대토론회'를 금강산에서 열 것을 제의한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남북한과 해외의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민족통일대토론회' 개최를 제의함에 따라 침체된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부위원장이 이 토론회를 계기로 "6.15 북남 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조국통일운동을 거족적으로 힘있게 추동(推動)하는 새로운 활력으로 될 것"이라는 밝힌 대목은 소강국면에 접어든 남북간의 교류.협력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중순 제5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무기 연기된 이후 소강 상태에 빠져든 남북관계에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견해도 성급하게 제기되고 있다"6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 민족통일촉진운동 기간에 공동선언을 실천적으로 떼밀고 나가기 위한 운동과 행사들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며 그것을 '거족적 범위'에서 더욱 힘있게 고조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는 양 부위원장의 보고 내용 역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북한 당국은 이에 앞서 지난 1월 평양에서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여는 2001년 대회'를 열고 남북 공동선언이 채택된 6월15일부터 광복절인 8월15일까지를 '민족통일촉진운동 기간'으로 설정했다.

따라서 북한의 금강산 민족통일 대토론회 개최 제의가 성사될 경우 올해 6월 중순부터 남북한 간에 당국.민간급 교류.협력, 공동행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더욱이 "우리는 21세기 첫 해인 올해에 북남 공동선언의 기치를 높이 들고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의 문을 '결정적으로' 열어 나가야 한다"는 양 부위원장의 발언에서도 북한이 올해 남북관계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북측 관계자들이 민족통일대토론회를 제의하는 등 '6.15 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의지를 잇따라 표명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미국의 대북(對北) 정책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양 부위원장은 우선 "외세는 오늘 북과 남에서 울려 나오는 우리 민족의 쌓이고쌓인 분노의 목소리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되며 변화된 정세와 현실을 바로 보고 대조선 정책에서 '심사숙고'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목은 보고에 이어 토론에 나선 조선사회민주당 문병록 부위원장, 조선직업총동맹 렴순길 위원장, 김일성 사회주의청년동맹 리일환 1비서 등의 발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 대해 대북 정책의 '심사숙고'를 주문한 것은 결국 남북한 간의 교류.협력을 지지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수립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이번 합동회의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및 6.15공동선언채택을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으로, 그 후 현재까지의 1년을 "우리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온 세계에 떨친 긍지높은 1년"으로 높게 평가한 것은 한반도 주변 정세에 관계없이 '6.15공동선언을 무슨 일이 있어도 이행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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