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문화원장과 영남대 교수를 지내며 반세기 가량을 대구사람으로 살았던 맥타가트(Arthur J. McTaggart) 박사가 기증한 우리 문화재 특별전이 지난 22일부터 석달 보름간의 일정으로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맥타가트 박사의 대구사랑 문화재사랑' 특별전에 전시되는 문화재는 신라.가야토기와 고려청자.조선백자 등 480여점. 맥타가트 박사의 개인 수집품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박물관에 보관하던 것을 지난해 4월 대구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전시장을 찾은 일반 관람객들은 이때문에 먼저 수없이 늘어선 많은 토기들에 압도되어 버리기 일쑤이다. 그러나 전시된 토기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신라.가야토기를 구분하고 시대별 변화상을 읽는 눈이 생긴다. 그만하면 얻을건 다 얻었다. 맥타가트 박사의 문화재 기증 정신까지 느끼고 온다면 더 바랄게 없다.
전시 문화재 중 특히 눈여겨 볼만한 것으로 굽다리접시.목항아리.그릇받침 등은 신라와 가야토기의 차이점과 시기별 변화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뚜껑에 톱니바퀴 무늬띠가 새겨진 굽다리접시와 뼈단지로 사용된 장식이 달린 굽다리사발 등은 발굴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달성 현풍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희귀한 문화재이다. 팽이모양의 잔(馬上杯)과 주전자는 고려 상감청자의 진수인 걸작품.
박물관측은 '신라.가야토기는 왜 대부분 흰색.회청색일까'.'토기다리에는 왜 구멍이 있을까'.'토기 표면에 흘러내린 것은 무엇일까' 등 관람객들이 쉽게 가질만한 의문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해주고 있어 문화재 관람의 묘미를 높였다.
김권구 박물관장은 "맥타가트 박사가 기증한 문화재는 신라토기를 주로 소장하고 있는 대구박물관의 비교전시와 교육.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봉사와 헌신, 사랑을 실천해 온 그의 삶을 기리기 위해 이번 특별전과 함께 기증문화재 도록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전시장 입구 오른쪽 한켠에는 맥타가트 박사의 고귀한 뜻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그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사진자료 20여점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86세의 고령으로 고향인 미국 인디애나주 로간스포트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그는 노환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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