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이 회주로 있는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대구모임의 회원 10여명은 매달 한번씩 영천시 대창면 신광리에 있는 막선이네 집을 찾는다. 이집 식구들은 모두가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 부모는 생활보조금이 나와도 쓸 줄을 모르며, 5남매 중 맏이인 막선이(여중 2학년)는 아직 한글조차 모른다.
회원들은 이곳에 들를 때마다 반색을 하며 달려드는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이불과 빨래가 뒤범벅인 방안을 청소한다. 간장 한그릇만 달랑 들어있는 냉장고에 밑반찬을 넣어주기도 한다. 짜장면과 김밥도 만들어 주고 때로는 아이들과 함께 은해사로 여행을 간다.
회원들이 막선이네 집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2년째. 그러나 자신들의 자원봉사만으론 늘 역부족임을 느낀다. 가엾은 이집 식구들을 더 자주 보살펴 주지 못하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이다. 막내 명석이와 넷째 성자는 환경만 바꿔주면 평범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 같아 더 안타깝다.
맑고 향기롭게 대구모임의 이유호 기획부장은 "특수교육을 전공한 사람들의 도움과 적어도 매주 번갈아 가며 돌봐줄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어려운 이웃과 각박한 삶터를 맑고 향기롭게 가꾸기 위한 노력에 많은 동참을 호소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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