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지역섬유, 불황은 깊어만 가고…

대구.경북 지역 섬유 직물업체의 불황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실태조사에서 예상보다 불황의 정도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우려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대구.경북 견직물 조합을 중심으로 한 '화섬직물 태스크포스팀'이 2천800여개 대상업체 중 1차적으로 500여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이중 27%선이 휴.폐업 또는 조사불능 상태로 나타났다는 것.

우리는 이와 관련, 지역의 섬유산업도 양적인 면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차제에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완성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고 본다. 과거처럼 일시적 경기순환 사이클에 따라 단순제품의 대량생산을 반복하는 체제는 섬유산업 구조 고도화의 발목만 잡는 악순환만 자초할 뿐이다. 섬유산업의 고도화에 소홀히 한 결과 한때 섬유산업의 본산으로 알려졌던 지역의 섬유류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의 8.6%에 불과하고 서울.경기지역이 73%로 주력 수출지로 떠오르는 참담한 상태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역에서의 수출 비중도 13억4천만달러(통과기준)로 전체의 19.7%에 불과, 섬유도시란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밀라노 프로젝트'에 따른 패션부문과의 연계 등 고부가가치 품목 생산을 비롯한 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의 구조조정 완성이 시급하다. 직물 뿐아니라 원사.염색 등 섬유 관련 전부문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섬유생산 등 구조 고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 우리는 경기 침체기를 맞아 조직의 슬림화, 원가절감, 해외 이전 등 뼈아픈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고있다. 지역 섬유산업도 불황을 기회로 삼아 구조조정과 함께 과감하게 신소재 신제품의 개발에 나서는 것이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고 제2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선 업계의 치열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대구시 등 지자체, 그리고 유관기관의 전폭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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