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고향이 있다. 그 고향은 언제나 살아서 숨쉬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도시 속에서 바쁜 생활의 굴레에 시달리다 보면 그 고향을 잊고 살 때가 많다. 기껏해야 설날이나 추석 명절이 되어서 '민족 대이동'이라는 교통지옥을 겪으며 겨우 고향을 찾는다.
선물 몇 꾸러미를 사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을 찾아가는 향수에 젖은 그리움은 온통 교통지옥으로 산산히 부서져 버린다. 고향을 찾아 나설 때의 그 의기양양하던 기세는 기진맥진의 상태로 도착하는 고향의 문턱에서 그만 풀썩 주저앉고 만다그러나 새날이 밝으면 역시 고향은 살아서 숨쉬고 있다. 어릴 때 소꿉놀이 친구들과 물장구치며 멱감던 개울물이 아직도 그 때처럼 흐르고 그 옛날의 송사리들까지도 아직 떼지어 놀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누렇게 익어 황금 물결을 이루는 넓은 들판의 벼하며, 구슬처럼 빨갛게 익은 대추들이 고향의 향취를 물씬 풍겨온다.고향의 인심은 또 어떤가. '순박한 농부'란 말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다. 이것저것 시골의 결실을 트렁크에 가득 실어준다. 짜릿한 매움이 금방 가슴을 저리게 해 줄 것 같은 빨간 고추랑, 아직도 물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토실토실한 알밤을 한됫박 훈훈한 인정과 함께 담아준다.
고향의 인심은 아직도 이렇게 따스한데 도시인은 어떤가. 날로 배가되어 가고 있는 아파트속의 옆집엔 누가 살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함께 계단을 오르내리면서도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으로만 느끼며 마음을 닫은 채 홀로서기에만 익숙해져 있다.
'이웃 사촌'이라던 우리 선조들의 인정은 이젠 옛날 이야기인가. 고향의 그 따스한 훈풍은 언제쯤 이곳 도시에까지 불어와 살아서 숨쉬게 되려는가.
아동문학가·대구지산초등학교장



























댓글 많은 뉴스
10년만에 뒤집힌 박원순 아들 병역 비리 의혹
김용태 "장동혁 자해정치 경악…이대론 지방선거 100전 100패"
李대통령 "서울은 한평 3억, 경남은 한채 3억 말이 되나"
장동혁 "부결 시 대표직·의원직 사퇴"…정치생명 걸고 재신임 승부수
장동혁 "누구든 정치적 책임 걸어라, 전 당원 투표 할 것…사퇴 결론 시 의원직도 포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