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녹지 조성으로 찜통 더위 숙진 것 아니다"

대구의 여름철 기온 변화와 관련, 대구시가 녹지면적 증가에 따른 기온 강하로 분석한 데 대해 학계 일각에서는 일사량, 구름량 등 지역적 기상요소의 변동을 '찜통도시 탈출'의 주요인으로 들며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이부용 교수(42.응용과학부 환경과학 전공)는 대구기상대에서 관측한 월별 기상요소들을 분석, 최근 대구경실련 소식지 '열린 사회'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대구시의 97~99년 3년간 여름철 월별 일 최고기온 평균값은 7월 29.2℃, 8월 30.0℃로 평년(1971~2000년 평균값) 7월 30.3℃, 8월 30.9℃보다 각각 1.1℃, 0.9℃ 낮았다.

하지만 2000~2001년 평균값은 7월 31.8℃, 8월 30.9℃로 오히려 평년보다 7월에는 1.5℃가 높았으며 8월에는 ]같았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97년부터 99년까지는 대구지역의 일사량이 적고 구름량(雲量)이 많아 기온이 내려간 반면 2000~2001년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최고기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지표면 도달 태양열 복사에너지'가 구름량에 따라 증감, 대구지역의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실제로 일사량의 경우 97~99년 월별 평균값이 7월 409.08MJ/㎡, 8월 389.42MJ/㎡로 평년(81~2000년.일사량은 81년부터 관측)보다 9.1%, 12.0% 적었지만 2000~2001년에는 평년보다 각각 21.9%,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름량도 97~99년에는 7월 7.6할, 8월 7.0할로 평년보다 10.1%, 10.6% 많았으나 200~2001년에는 평년보다 16.7%, 4.0% 적었다는 것. 일기예보에서 운량 0~2.4할은 맑음, 2.5~5.4할은 구름 조금, 5.5~7.4할은 구름 많음, 7.5할 이상은 흐림으로 발표한다.

이 교수는 "일 최고기온은 태양에너지뿐 아니라 녹지공간.수면의 면적, 대기질의 상태, 관측장소 주변의 환경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녹지 확대가 기온상승 억제에 기여한 부분도 있겠지만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 96년부터 벌이고 있는 '푸른 대구 가꾸기사업'에 따라 대구의 최근 3년간(97~99년) 월별 일 최고기온 평균값이 지난 30년간(1961~1990)과 비교할 때 7월에는 0.9℃, 8월에는 1.4℃ 낮아졌으며 같은 기간 동안 다른 도시는 1~2℃ 높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지난 6월 발표한 바 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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