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은 중요한 상식적 가치 기준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의 기본을 정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상식 또는 사상이지요".
영남대 법대 박홍규 교수가 헌법을 하나의 사상이나 철학으로 보는 입장에서 쓴 저서 '그들이 헌법을 죽였다'(개마고원)을 펴냈다. 이 책에서 박 교수는 우리의 헌법이 처한 현실에 대해 개탄하고, '살헌(殺憲)'을 저지르고 있는 정치가, 자본가, 재판관, 공무원, 학자 등 일부 지배집단의 오류와 잘못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이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의 메스를 댄 것은 헌법이 인민법 즉 민주법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헌법은 서로 다른 인간의 자유롭고 평등한 공생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설명. 그럼에도 우리는 이제까지 모두 아홉차례의 개헌을 통해 헌법을 누더기로 만들었고, 자유와 평등을 배반했다고 박 교수는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
헌법 죽이기에 앞장선 부류로 박 교수는 정치가와 자본가를 첫 손에 꼽고 있다. 특히 그런 정치가 중 특히 싫어하는 사람을 실명으로 대며 그의 개헌주장에 대해 한마디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몰아 붙인다. 일부 헌법학자에게도 불똥이 튄다. 우리 헌법이 비민주적, 비합리적, 비본질적이라는 이들 학자들의 독단으로 인해 헌법이 죽어가고 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특히 그들이 해낸 작업들가운데 오늘날 최고(?)의 '헌법교과서'로 자리잡고 있는 '헌법학 원론' 등 4권의 책을 비판의 도마에 올려 놓고 있다. 박 교수는 이들을 "자기들 멋대로 헌법을 엉뚱하게 해석하고 왜곡하며 비난하는 장본인들"이라고 질타했다. 또 이들 일부 학자들의 무책임한 저술로 인해 여타의 모든 위헌적 행위가 소위 '학문적'으로 정당화되고, 관행으로 굳어지기 때문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박 교수는 이번 저서를 통해 "모두가 함께 사는 기초인 헌법을 더 이상 죽이지 말자"고 호소하고 있다. 완벽한 헌법은 없으며 부족하면 그 내용을 법률과 재판, 학설로 보충해서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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