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농산물값 '홍고백저' 현상

홍고백저(紅高白低). 올해는 색깔에 따라 농산물 값이 엇갈렸다고 해서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대체로 붉은 농산물은 지난해보다 값이 오른 반면 흰 것은 떨어졌다는 것.

경산시청이 최근 마른 대추 값을 조사한 결과, 15kg 기준으로 작년보다 10%(1만원)씩 올라 상품은 9만5천원, 중품은 9만원선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도군청에 따르면 복숭아도 10kg당 평균 1만4천을 받아 1990년대 이후 가장 값이 좋았으며, 심지어 최고가는 7만2천원(작년 6만4천원)에 이르렀다.

청도공판장에서 거래되는 최근의 감 값(15kg 기준 평균값)도 작년 1만2천150원보다 무려 31%나 오른 1만5천920원에 달했다. 이것들 역시 붉은 색.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지난 19일까지 일주일간 고추 거래가(600g 근당 기준)는 4천950원에 이르러 예년(3천920원)보다 26%나 비쌌다. 이때문에 요즘 고추 농가에서는 끝물(3천원)조차 버리지 않고 따내고 있다.

지난 주 같은 시장에서 사과 값은 15kg 상자당 2만8천80원에 형성돼 작년 같은 시기(1만9천원)보다 48% 올랐고 평년가보다도 28%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하얀 농산물 값은 올해 죽을 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쌀. 경북도청이 지난달 조사한 시중 쌀값(80kg 상품 기준)은 산지 16만원, 소비지 17만1천원이었다. 작년 같은 시기보다 각 5.9%(1만원) 및 4.5%(8천원) 하락한 것. 연평균 쌀값은 산지에선 1996년 13만6천190원에서 작년 16만6천775원으로 상승했으며, 소비지에선 14만7천80원에서 17만5천913원으로 올라 왔다. 올해도 연초(1월) 16만6천원에서 지난 7월엔 16만7천원까지 올랐었다.

채소류 경우 지난주 가락동 가격(5t 트럭당)이 무는 127만원, 배추는 107만원에 형성됐다. 작년 같은 시기엔 각 365만원 및 225만원이었다. 65%와 52%나 떨어졌고, 평년 가격의 48%와 55% 수준에 불과하며, 전 주보다도 10~20% 하락한 것이다.

가락시장에선 양파(kg당)가 350원, 신고 배(15kg당)가 1만8천80원에 거래돼 작년의 440원 및 2만6천원보다 값이 20% 및 30% 떨어졌다. 평년가(523원­3만4천원)보다도 무려 33%와 47%나 하락한 것.

농산물 가격 동향을 분석한 김주섭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붉은 것은 비싸고 흰 것은 싼 특이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확연하다"고 말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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