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우 길잡이 책 2권 출간

훌륭한 연극 배우가 되기에 금과옥조로 여겨야 할 것은 뭘까. 연기자들은 어떤 자세로 자신을 가다듬어 나가야 할까.

"전문적 경험은 기술적인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다음은 그 기술적인 지식을 개성화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출신 연극연출가로 노르웨이, 폴란드, 인도 등지의 연극을 섭렵하고 79년 국제 연극인류학 학교(ISTA)를 창립, 운영중인 유제니오 바르바(Eugenio Barba)는 최근 펴낸 '연극인류학:종이로 만든 배'(문학과 지성사)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자신이 경험한 다종다양한 연극과 문화 그리고 배우들과의 만남이 남긴 우정의 산물서인 이 책은 연극을 사랑하고 연구한 한 연출가의 삶과 그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종의 고백서.

바르바는 "전문화된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기로 선택하거나 그것을 행해야만 하는 사람(배우)들에게는 '배우는 법을 배우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겸허와 노력, 열정을 되돌아보기를 충고함에 다름아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출판된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극작가, 소설가, 예술이론가로 활약한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의 '배우에 관한 역설'(문학과 지성사)이란 책도 배우의 자세를 짚고 있다.

'사생아'와 '가장'이란 희곡을 쓰고 공연한 바 있는 그는 이 책에서 연극론 자체보다는 무대위 배우의 연기에 대한 심오한 검토부터 시작, 바람직한 연기의 향방을 직접 문제삼고 있다.

그는 "배우의 재능을 완성시키는 것은 타고난 목소리나 섬세함 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세상의 관례에 대한 지식'으로부터 자신이 모방해야 할 모델을 머리에 설정하고 꾸준한 노력과 폭넓은 경험 등을 통해 그것에 접근해 가려는 노력과 의지"라고 강조한다.

결국 자연스런 연기란 바로 '인위적인 기교와 계산이 절정에 달했을 때 나오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배우의 역설'이다.

동시대인이건 과거의 인물이건, 연기자의 자세에 대한 언급은 한결같은 셈이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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