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들은 항상 반년 혹은 일년을 앞서 사는 사람들이다. 다음 계절에 유행할 옷을 만들기 전에 먼저 유행 소재와 색상부터 선택해야 한다. 국내 섬유소재 가운데 원하는 게 없으면 외국에 원단을 발주하러 간다. 원단구입차 비행기 트랩에 오르면 항상 착잡한 심경이 된다. 왜 우리는 섬유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가서 원단을 수입해서 써야하나. 지역의 섬유.패션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시키려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인데도 말이다.
패션산업에 종사하다보니 대구의 섬유회사를 자주 방문하는데 하나같이 텍스타일디자인실이라고는 없었다. 대부분 지역 섬유업체들은 염색실험실은 운영하고 있지만
섬유디자인을 개발하는 텍스타일디자인실을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보니 외국 텍스타일을 카피하는 단계를 못 벗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주문자생산방식(OEM)이나 저가위주로 생산, 성장하다보니 미적 감각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소재개발에 둔하고 항상 제자리걸음만 한다. 이제까지는 기능적으로만 만족감을 주는 섬유와 패션으로도 시장성을 지닐 수 있었지만 디지털 경제시대인 오늘날은 다르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리더해나가는 감성적 만족 없이는 경쟁력을 지니기 어렵다. 그래서 이제는 섬유도 기능성 못지 않게 감성적인 제품이어야만 소비자들에게 파고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 욕구의 변화를 따라잡고, 리더해나가려면 섬유업체들이 시장 정보력과 공학적 기획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이다. 특히 2005년부터 섬유 수출이 완전 자유화되는 국제적 변화가 가속화되면 새로운 시장출현, 지역의 블록화 등으로 국제분업구조의 재편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가가치가 낮은 텍스타일로 단순히 동남아, 남미 등지로 염가 수출을 할 것이 아니고 섬유업체마다 특성있고, 개성적인 천을 생산해야한다. 엄청난 국가적 지원이 따르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진행중일 때 신소재 개발, 텍스타일 디자인 제고 등을 통하여 지역 섬유업체들이 21세기 지식기반산업으로 부각될 때 대구는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하는 영원한 첨단산업이니까.
패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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