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패션환경과 문화

지금 대구시내 가로는 온통 '만길홍엽'이다. 붉고 노란 나뭇잎들이 신천의 아름다운 환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곤 한다. 패션문화도시로 가는 대구는 이런 주위환경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또한 선진도시로 도약을 위한 기반시설들이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시컨벤션센터, 월드컵경기장, 대구국제공항, 크고 작은 문화 공연장…. 그리고 공사중인 대구오페라하우스 등을 볼 때 조만간 대구는 세계적인 문화패션도시로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설들이 날로 발전하여도 시민들의 문화의식수준이 따라가지 못하면 껍질만 화려한도시에 불과하다. 우리는 패션이 소비와 사치라는 보수적인 생각을 버리고, 패션이 문화상품을 창출하는산업활동이자 고부가 전략문화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해야한다. 요즘 음악, 오페라 연주회, 연극, 무용, 콘서트 등 각종 공연이 시민들의 관심부족으로 관객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다. 진정 대구가문화패션도시로 태어나려면 기반시설과 환경도 중요하지만 성숙된 문화시민의식이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외화내빈'이 될 것이다.

몇 해 전에 텍스타일 전시회가 열리는 일본의 오사카와 고베를 다녀왔다. 간사이 신공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웅장한 모습의 어패럴 밸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곳 관계자는 주변환경이 부두 옆이라 공동어시장이 형성돼 패션단지 입주자가 절반에 못 미친다고 한다. 까닭을 알고보니 어패럴 밸리가 전문가들의 손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시 정부의 주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고베는 아름다운 인공섬에 어패럴 밸리가 조성돼 크고 작은 건물들이 주위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오사카의 주변환경과는 달리 아름다운 환경을 위해서 벨리 중심으로 인공적인 강 건설에건물을 짓는 것 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였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패션이 발전하려면 도시의 환경이 얼마나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제까지는 디자이너의 '끼'만으로 연명해온 것이 우리 패션역사였다. 이제는우리문화에 세계적인 감각이 가미돼 독창성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고 세계시장에 진출할 때 대구가 세계적인문화패션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패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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