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모나리자의 짝눈

우리는 사람을 볼 때 보통 그 눈부터 보게 된다. '모나리자'의 눈 중에서도 먼저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은 왼쪽 눈이다. 그것은 그 눈이 그림 전체의 중앙에위치하고, 배경 중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눈에 띄는 수평선이 그 눈과 연결되며, 왼쪽 눈이 있는 얼굴 왼쪽이 얼굴 중에서 가장 넓기 때문이다. 이어 우리의눈은 저 유명한 미소로 내려온다. 왼쪽 입술 끝으로 퍼져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그 미소란 것이 정말 가볍게 웃는다는 뜻의 미소인지 아닌지가 분명하지 않다.

다음 오른 쪽 눈을 보자. 자세히 보면 그 눈은 따뜻한 왼쪽 눈과 달리 좀은 차가운 눈길 또는 사려 깊은 눈길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밑의 입술오른 쪽 끝도 결코 미소를 짓는 입술의 한쪽 끝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설명이 의심스러우면 그림을 반으로 접어 보든가 한 손으로 그림의 얼굴 부분을 반 가리고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게'모나리자'의 '신비'란 서로 다른 눈에서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즉 왼쪽 눈은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지만 오른 쪽 눈은 거절하는 것이라는 대비이다. 그것이 관객에 대해 '모나리자'와 주고받는 시선의 왕복운동을 형성하여 관객을 감동시키는 비밀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기존 가치관의 해체 속에서 자아형성에 불가결한 내면적 대화의 상대와, 내발적 합의형성에 근거한 사회규범의 성립매체를 상실하고 있다.그래서 자신의 진실된 의사를 솔직하게 표현하기 어렵고 우려할만한 사회적 동향을 저지하기 어려운 무의식적 정신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서 작품과 관객, 저자와 독자의 상호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그런 정신구조를 극복하고 보다 자유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데에 필수적인 전제가 될 수 있다.

영남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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