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난이도와 문제점

올 수능 난이도 조절 대실패가 현실로 드러나, 수능 출제체제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됐다.

올 수능 점수는 상위 50% 수험생 평균점수가 원점수 기준으로 인문계는 65.8점, 자연계는 49.6점 떨어지고, 전체 평균은 인문계가 67.1점, 자연계가 57.2점이 하락해 평가원이 예고했던 '16~37점 하락'의 범위를 훨씬 벗어났다. 점수가 한 해에는 27점 오르고 다른 해에는 60점 내리는 '널뛰기'를 한 것.

이때문인지 평가원은 당초 난이도를 상위 50% 평균 77.5±2.5점으로 맞추겠다고 여러번 예고하고도 실제 점수와 평균점수 등락폭 자료는 내놓지 않았다. 또 수능 9등급제를 첫 도입하면서 총점기준 누가성적 분포표조차 공개하지 않아 수험생들의 진로 선택에 혼선을 배가시키고 있다.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해 스스로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한 것. 이에 평가원 측은 "현재의 평가원 체제 및 출제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수능시험 출제개선 방안 검토안'을 내놓고, 이달중 교육부에 공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개선방안에는 갖가지 가능성이 제시돼 있다.

△올해는 3개 영역(제2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에만 고교교사 10명이 출제위원으로 참가했으나, 2003학년도에는 전 영역의 출제위원단에 고교교사를 참여시키는 방안 △2005년부터는 원점수와 표준점수를 함께 제공하는 현재와 달리 원점수는 공개하지 않는 방안 △수능 실시 직후 가채점을 실시해 예상점수를 발표함으로써 수험생의 불안감을 더는 동시에 사설기관 가채점 결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 △출제 관련 상설기구를 설치해 질 좋은 문제를 연구.개발하고 적정난이도를 유지할 수 있는 평가방법을 연구하며 평가를 전공한 연구원을 대폭 확충하는 방안 △대학교수와 교사를 이 기구에 파견하고 우수한 출제진을 확보하기 위해 교과교육 전공 교수로 구성된 인력 풀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그것.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2005학년도 수능시험 개편을 앞두고 평가원과 고교.대학의 목소리를 최대한 수렴, 더 이상 혼란을 일으키지 않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점 누가분포표는 "수능 비중을 점차 줄여나간다는 큰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영역별 성적 위주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수험생에게도 바람직하고 대학들도 총점 활용 비율을 줄여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