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2 한·일월드컵-(3)경기장 시설-하

"단순히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경기장을 지은 것은 아닙니다. 요코하마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국제 컨벤션 도시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2한일월드컵의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제2의 도시 요코하마(橫濱)시. 시 산하 컨벤션도시 추진실에서 일본 월드컵조직위원회(JAWOC) 요코하마 지부 업무를 겸하고 있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컨벤션도시로의 변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시의 야심을 읽을 수 있는 부분.

신칸센(新幹線)열차가 서는 신요코하마 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7층 건물 높이에 연면적 17만여㎡의 위용을 자랑하는 요코하마 종합경기장이 자리잡고 있다.

스탠드 맨 앞쪽 좌석은 그라운드와 동일한 높이로 많은 관중이 박력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고 7만2천여석의 관중석에도 기둥을 세우지 않아 관람 사각지대가 전혀 없는 탁 트인 구조.

결승전의 경기장답게 선수들의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좇아 100m를 7초에 달리는 고속주행 카메라와 모든 각도에서 촬영 가능한 TV용 카메라 데크, 위성중계를 위한 리얼타임 송출시스템도 설치돼 있다. 절정에 다다른 월드컵 최후 승부의 현장을 전 세계 안방에 생생하게 전달하는 장치로 부족함이 없다.요코하마 경기장의 특색은 이뿐만이 아니다.

스탠드 아래에는 스포츠 의과학센터가 있다. 정형외과 의사, 물리치료 트레이너 등이 상주하는 이 곳은 운동중 외상이나 근육통 등의 즉각적인 진단과 처치가 가능해 시민과 선수들이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여기에다 온천수를 사용하는 22종의 풀이 들어선 스포츠 커뮤니티 플라자도 함께 갖춰 시민들의 건강만들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주변에는 21만평 규모의 신요코하마 공원이 조성돼 시민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겐지 우오타니(魚谷憲治) 요코하마 컨벤션도시 추진실장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신 도시종합계획 '꿈의 항구 2010플랜'이 끝나면 요코하마는 세계 속의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며 "월드컵 결승전 개최는 그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우리 교포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관서지방 제1의 도시 오사카(大阪)시. 오사카가 자랑하는 녹지공간인 나가이 공원안에 자리잡고 있는 오사카 경기장은 원래 육상경기장이지만 이번 월드컵을 위해 5만명 수용규모의 종합 경기장으로 개축했다.

스탠드를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1만9천㎡의 지붕은 미래를 향해 날갯짓하는 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것. 나가이 공원에는 제2 육상경기장, 구기장, 야구장, 수영장, 스모장 등 체육시설 뿐만 아니라 식물원, 자연사박물관도 들어서 있다.

오사카지부 관계자는 "관중석의 75%를 테플론 막 지붕으로 덮어 비에 대비했고 햇빛의 눈부심도 차단했다"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천연광 조명을 갖춰 야간 경기때는 황홀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라 자랑한다.

'에코파'(Ecopa)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시즈오카(靜岡)경기장.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비롯, 여러 개의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시즈오카현 후쿠로이(袋井)시에 있다. 지붕으로 고정관객석 전부를 덮은 육상 겸용 경기장. 수용규모 5만1천여명인데 월드컵대회에 대비, 5천500석의 '가변석'이 육상 트랙 위에 설치돼 경기장의 활용도를 높였다.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는 80여만평의 코가사야마 종합 운동공원은 레크레이션 존, 스포츠 존, 자연 존의 3개 공간으로 이뤄져 시민들의 스포츠 활동과 휴식 공간으로 애용되고 있다.

95년1월 지진으로 6천400여명의 희생자를 낸 고베(神戶)시. 당시의 참상은 사진으로 밖에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도시환경은 깨끗이 복구됐다. 모양이 날개를 닮았다고 해서 애칭이 '윙 스타디움'인 고베 경기장은 4만2천명 수용규모로 사이타마(埼玉), 이바라키(茨城) 경기장과 더불어 3대 축구전용구장. 월드컵이 끝나면 개폐식 지붕과 각 좌석에 에어컨 설비를 갖춘 3만4천명 수용규모의 스타디움으로 탈바꿈할 예정.

난노 세이지 고베시 월드컵 추진실장은 "이번 월드컵은 전 세계에 고베의 부활을 보여주고 지진때의 아낌없는 지원에 대한 답례의 기회"라고 말한다.

둥근 구체(球體)를 모티브로 지어 '빅 아이'(Big Eye)라는 별명이 붙은 오이타(大分) 경기장. 개폐식 지붕을 가진 전천후형 스포츠 공간이다. 고정석 3만5천석, 가변석 8천석을 갖춘 이곳도 월드컵 후에는 가변석을 들어내고 육상 트랙을 설치할 예정이다.

투광률이 높은 개폐지붕은 우천시 돔 형태일 때도 필드는 1천500룩스의 조도를 확보, 경기에 지장이 없다. 또 스타디움을 1만~2만 명 규모의 연극, 극장, 콘서트, 집회장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주차장 면적만도 1만3천대에 이른다.

이명직기자 jig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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