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증 질환자 외래진료 유도해야

복지부는 얼마전 암이나 백혈병 등 중증 질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입원비 중 환자들이 직접 내는 본인부담금 비율을 기존의 20% 수준에서 5~10% 선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암환자 등 중증 질환자가 몰리는 대학병원 등의 병실난을 부추기고 외래 중심의 치료를 어렵게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즉, 같은 질병으로 똑같은 검사와 치료를 받아도 외래 환자가 부담하는 액수가 훨씬 많다. 만약 입원비의 본인 부담금을 더욱 줄인다면 환자들이 무조건 입원해 치료받게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대학병원은 병실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나 하루 몇 분간 방사선 치료를 받으려고 한 달 이상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하루가 급한 백혈병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입원하려면 최소 3, 4주는 기다려야 한다. 입원하기가 워낙 힘들다 보니 환자들도 병원에 한번 들어오면 웬만해선 퇴원할 생각을 않는다. 병실난의 악순환이 고질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 의료 선진국들은 항암 치료의 80~90%를 외래 형태로 하고 있다. 환자가 병원보다 자택에서 지낼 경우 심리적으로 안정돼 치료 효과가 더 좋은 데다 의료비 부담이 더 작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증 질환자들의 외래진료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남준희(대구시 매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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