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일각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계개편 논의가 29일 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회동을 계기로 한층 무르익고 있다. 신3당 합당과 범여권 신당창당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사실상 범여권의 '오너'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이 때마침 회동을 가져 정계개편 논의가 가속도를 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DJP회동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나=이날 회동은 2시간15분 동안 배석자없이 진행됐다는 점 때문에 갖가지 추측을 낳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DJP공조 파기후 처음으로 만난 두사람이 이처럼 시간을 오래 끌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정가에서는 "뭔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두사람은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에 관해 깊숙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재는 "내각제를 위해 남은 여생을 쏟겠다"고 말했고 김 대통령도 "김 총재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며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해석에 대해 자민련측은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정진석 대변인은 "정치문제는 일절 논의되지 않았고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김 대통령의 발언을 김 총재는 듣기만 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정담을 많이 나누었고 인간적으로 변함없이 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해 양자간 의견교환이 깊숙한 데까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범여권의 움직임='신3당 합당 후 범여권 신당창당'이라는 정계개편론이 공개되면서 민주당 내부도 들끓고 있다. 정계개편 추진론자들의 "이대로는 안된다"는 주장이 당장 대선주자들의 이해관계와 충돌을 빚고 있다.
특히 이인제·노무현 고문 등 예비 주자들은 최근의 정계개편론은 자신들의 입지와 무관하지 않다며 강력 반발할 태세다. 여기에는 초재선 의원 등 당내 개혁파 의원들도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 정계개편을 위한 움직임은 활발하다. 우선 자민련과 민국당이 앞서 나갔다. 민주당이 당내 반발로 내부 논의를 진행시키지 못할 경우 우선 양당 만이라도 합당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국당 김윤환 대표는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 위해 최근 논의되고 있는 민주·자민·민국 3당간 선통합 후 신당 창당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민련과 민국당이 먼저 신당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당의 이같은 압박 시도가 중도개혁포럼 등 민주당내 정계개편 추진론자들의 세력화 등에 어느정도 힘을 보탤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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