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총리 '5공 청문회' 관련 발언 공방

이한동 총리에 대한 야당의 '군기잡기'가 이어지자 여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화근은 이 총리가 30일 중소기협중앙회 초청강연에서 "88년 국회 5공 청문회가 서울올림픽의 의미를 짓밟았고 우리나라의 선진화를 가로 막았다"고 한 발언이 단초가 됐다.

한나라당은 즉각 "부도덕한 총리의 역사의식이 결여된 망언"이라고 맹비난했다. 1.29개각으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던 터였다.

이상득 사무총장은 31일 "당시 5공청문회를 주도했던 정당은 현 여권의 중심인 평민당이며 이 총리는 청문회를 받았던 정당의 지도부였다"며 "이 총리는 과거 나라를 망친 정당의 정권에서 총리를 맡으며 일하고 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쏘아 붙였다.

장광근 수석부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독재권력에 대한 반성과 과오에 대한 진실규명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궤변"이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5공의 연장선상에 있는 한나라당이 역사의식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받아쳤다. 5공 청문회 개최를 극구 반대했던 한나라당이 '독재권력에 대한 반성' 운운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것이다.

장전형 부대변인은 "이 총리 발언은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룬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을 치루자는 뜻"이라며 "이런 충정을 이해못하고 왜곡된 정치공세를 펴는 야당에 안타까운 동정을 보낸다"고 했다.

한편, 총리실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 총리 발언은 5공 청문회 자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아니라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이후의 국가적 상승 무드를 당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이끌어가지 못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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