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근 현 지사의 무난한 3선이 점쳐지던 경북도지사 선거구도에 당내 경선을 요구하는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안동) 등의 맹렬한 대시가 다소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물론 대구시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의 공천이 절반의 당선증이나 다름없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천이 별 이의없이 이 지사에게 돌아갔던 98년과 달리 이번에는 권 의원을 비롯한 몇몇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 지사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거나 내밀 태세여서 예선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내부적으로는 경선기피증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모두 현역 국회의원들인 지구당위원장들 다수는 '좋은게 좋다'며 사전 조정을 통한 조용한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선 조정에 반대하고 경선을 주장하는 인사들이 뜻을 거둬들이지 않을 경우 이를 무릅쓰고 경선을 마다할 명분도 뚜렷하지 않아 경선 불가피론이 더 강하다.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 지사 자리를 희망하는 인사는 이 지사와 이미 경선 도전의 주사위를 던진 권 의원 그리고 설 연휴를 지나고 도전 선언을 준비중인 김광원 의원(울진·봉화)과 경선이 현실화되면 도전하겠다는 주진우 의원(고령·성주) 등이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 아직 거취를 고민 중인 임인배 의원(김천)도 있다.
이 지사는 관선과 민선을 합쳐 8년 재임기간 중 대과없이 도정을 수행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또 고정되다시피 한 40%대의 지지율 그리고 경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역 의원들과의 원만한 관계도 플러스 요인이라는 평가다. 한마디로 모나지 않고 무난하다는 점도 이 지사의 빠뜨릴 수 없는 장점이다. 다만 너무 무난한 것이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는 이미지로 발전할 수도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일 먼저 도전선언을 한 탓에 당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역풍을 맞기도 한 권 의원은 도내 전역을 돌며 경선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조류이며 이를 통해 젊은 지사 젊은 도정을 펼쳐보이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경선 불가론에 대해서도 경선이 대선 지지율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며 중도포기를 생각했다면 아예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포항시장, 경북부지사 등의 행정 경력을 쌓아온 점을 내세우는 김 의원은 설 이후에 도전 선언을 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사는 정치·행정의 복합성을 띤 자리라며 '무난한 관료형'인 이 지사의 장수(長壽)에 제동을 걸 태세다. 그는 또 최근 이회창 총재를 만나 이 지사 3선의 불가함과 자신에 대한 공천이 대선득표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물경제 전문가임을 자처하며 사조그룹 회장답게 기업경영의 모델을 도정에 접목시키겠다는 주 의원은 경선없이 후보 조정이 된다면 다른 문제지만 경선이 치러진다면 반드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 때 강력한 도전 의지를 보이다 최근 다소 주춤한 임 의원도 여차하면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반면 한나라당의 경계를 벗어나면 후보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당내 사정과 지역 정서 탓에 '빈익빈' 현상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또 4월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그 이전에는 지방선거에 눈을 돌릴 겨를도 없다.
자민련의 박준홍 경북도지부장은 조직 정비와 함께 지방선거 적극 참여 방침을 정하는 동시에 자신도 지사 선거 재도전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95년 6·27 지방선거에 출마, 선전을 벌인 바 있는 박 지부장은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정계 새판짜기 등과 함께 자민련의 '몸추스르기'가 끝나면 지사 도전장을 공식적으로 내민다는 계획이다.
정치 1,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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