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임마누엘 공동체' 식구 50여명은 지난 1일 남 모를 마음의 눈물을 흘렸다. 1년여간의 노력 끝에개발한 '영일만 한과'를 이날 처음으로 시장에 낸 것. 그 눈물 속에는 "우리도 남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준 감동의 뜻도 포함돼 있었다.
포항에서 영덕 쪽으로 가다 송라면 화진리 국도변에서 만나는 폐교된 화진초교 건물이 이들의 보금자리. 여기서 먹고 자는 식구들은 노숙자와 출소자들이다. 1999년 7월 포항의 장윤호(42) 목사가 문을 연 후 한두사람씩 보태져 어느새 5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이 '영일만 한과'에 거는 기대는 특별하다. 적잖은 식구의 생존이 그 성패에 달렸기 때문. 한과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 식구들이 또다시 흩어져야 할지 모른다. 식구 중 20여명은 거동이 매우 불편해 오갈 데 없는 상황.여기다 청송 보호감호소 출소자 70여명이 머잖아 이곳으로 올 예정이다.
또 한과가 잘 팔려야 장 목사가 청하면 청계리에 한과 공장을 얻느라 빌린 3억여원의 이자라도 갚을 수 있고, 다음 단계 도약 목표인 제빵 및 참기름 제조기술도 배울 수 있다.
식구들은 그래서 한과 생산 과정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맵쌀.찹쌀.검은깨.콩 등은 역내 생산품으로 엄격히 한정했고,위생을 중시해 재활 교육을 받은 20여명 외엔 생산라인 접근도 금지시켰다.
피와 눈물, 그리고 땀이 섞인 영일만 한과는 '밀알식품'이라는 명찰을 달고 지난 2일 오전 포항공항 우리농산물관 전시대에서 처음으로 소비자들을 만났다. 첫 출하 한과를 곱게 포장하던 이들의 손이 많이 떨리고 있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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