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면당하는 대구 야외음악당

지역 공연예술의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야외음악당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찾아오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실내공연을 하는 관행과 야외음악당의 구조적 문제 등이 겹쳐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된 야외음악당이 지역 예술인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자연 친화적인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야외음악당 이용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0년 9월 개장한 야외음악당은 코오롱이 104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완공 한 뒤 대구시에 기부체납한 것으로 170여평의 무대, 1천80석의 고정객석, 2만7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잔디객석 등을 갖춘 1만여평의 대규모 공연시설.

그러나 야외음악당 이용실적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야외음악당 대관실적은 5월12일 조용필콘서트, 5월26일 달서구청소년대축제, 6월30일 청소년 열린음악회, 7월25~27일 뮤지컬 맹진사댁경사, 8월25~26일 락콘서트 벼락, 9월12일 청소년음악회, 10월21일 근로자문화큰잔치 등 20건, 27일에 불과했다. 무대 설치 등 공연 준비 일정을 포함해도 야외음악당 이용일수가 60여일을 넘기지 못했다.

반면 대구문화예술회관의 대극장은 지난해 200건, 280여일의 대관실적을 기록, 좋은 대조를 보였다. 특히 공연준비 기간을 포함할 경우 연중 쉴 틈 없이 대관이 이루어졌으며 공연 성수기에는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대관 경쟁이 치열했다.

올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반기 야외음악당 행사로는 5월12일 천주교대구대교구 주최 어린이신앙대회, 6월3~4일 월드컵 기념 가요제, 7~9일 오페라 투란도트, 21~22일 예술가곡음악회 등만 예정되어 있으나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은 101건, 146일의 대관일정이 잡혀 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실내공연에 익숙한 지역 예술인들의 자세와 클래식 연주의 경우 야외무대에서 충분한 음향효과를 내기 어려운 점 등 야외무대가 가지는 한계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해 야외음악당을 학교에 무료개방하는 처방까지 내렸지만 이용자가 없어 궁여지책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청소년합창페스티벌, 한여름밤 영화축제 등을 열기도 했다.

또 혹한기, 혹서기 야외음악당 이용이 어려운 계절적 요인과 잔디객석에서 무대가 잘 보이지 않고 음향, 조명시설도 대규모 공연시에는 추가로 투입되어야 하는 등 야외음악당의 구조적 결함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지역 예술인들의 노력과 시립예술단 공연을 야외음악당에서 갖는 캠페인성 활동 등으로 야외음악당 이용을 활성화 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야외음악당 시설 보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