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항일운동가 오석준 선생 문집 발간

항일 시.기행록 등 담아손자 오혁원씨가 편철

"克復靑邱日夜思(국난을 극복할 일 밤낮으로 생각는데)

同聲宇內幾男兒(뜻을 같이 할 동지는 몇이나 될고)

胸中自有堂堂義(가슴속엔 당당한 의 살아있건만)

目少視倭酋尺金刃施 (긴칼찬 왜놈은 노려보고 있구나)"

〈분시(憤詩) 음설록(飮雪錄) 중 '영옥분음(英獄憤吟一絶)'〉

기미년 3.1운동 83주년을 맞아 경북 영양지역의 일제시대 항일운동가이자 한학자인 물와(勿窩) 오석준(吳錫浚) 선생의 문집이 발간됐다.

물와선생은 경술국치 후 안중근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찬동하는 시를 발표하고 만국평화회의에 보낼 파리장서사건을 일으키며 활발한 항일 독립운동에 나서 1919년3월24일 영양군 대표로 일제를 규탄하고 독립을 외친 만세운동을 일으킨 뒤 2년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물와선생은 옥고후 마을의 청계서당(명고서당)에서 유학을 가르치면서 겨레의 길을 닦았고 해방후 영양향교의 전교와 도산서원 유사를 역임하면서 유교부흥에 힘쓰다 1951년 작고했다.

문집은 물와선생이 국권회복을 위한 투쟁과 만세운동후 투옥, 연금으로 점철되는 동안에도 애국혼을 불태우면서 남긴 글과 금강산을 유람하며 쓴 금강기행록 등을 손자 오혁원(73.광복회 대구지부 회원)씨가 사재를 털어 편철했다.

특히 물와선생은 영양, 대구, 서대문 감옥을 전전하며 옥고를 치르는 동안 옥에 갇힌 동지들과 함께 와신상담 조국의 광복을 다짐하는 심정을 읊은 시 24편으로 이뤄져 문집에 올린 '음설록'을 통해 옥중임에도 민족의 서슬퍼런 기상을 높였다. 음설록 원본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손자 오씨는 "할아버지의 고결한 선비정신과 절절한 애국혼의 표현에 누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지만 소중한 자료가 그대로 묻혀버리는 것이 더욱 죄스런 일이라 감히 문집을 발간코자 했다"고 밝혔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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