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만은 인류 최대 역병

"비만은 질병이다" 미국 의사들에 이어 우리나라 의사들도 비만과의 전쟁에 동참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비만추방캠페인을 전개한다. 비만은 더 이상 단순한 미용의 문제가 아니라 성인병의 뿌리라는 얘기다.

◇ 왜 위험하나

우리 몸에 흡수된 여분의 영양분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영양공급이 끊겼을 때를 대비해 비상식량으로 비축해 두는 것이 지방이다. 지방은 피부밑이나 내장 안에 축적된다. 피부 밑에 저장되는 피하지방은 미용상의 문제만 일으킬 뿐 크게 해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복강내에 축적되는 내장지방은 갖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내장지방은 간으로 유입되는 정맥과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지방이 간으로 흡수되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혈관내 중성지방과 몸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LDL)이 높아져 혈관에 때가 끼게 된다. 이것이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등 갖가지 병을 일으킨다.

◇ 얼마나 위험할까

미국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허리둘레가 76.2cm이상이거나 허리/엉덩이 둘레비가0.76이상일 때 심장병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고인슐린 혈증이 있으면서 저밀도 지단백이 높은복부비만 환자는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무려 20배나 높았다.

비만한 사람의 뇌졸중 위험은 고도비만인 경우 정상인보다 남성은 1.4배, 여성은 1.6배 높다. 특히 뇌경색 위험도가 정상인에 비해 무려 2.5배나 높다.복부비만이 심할수록 뇌졸중의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복부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발생에도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부 내장지방세포에서 분해된 지방산은 간에서 포도당 생산을 증가키시키고, 인슐린 분해를 억제하여 고인슐린 혈증을 유발한다. 또 말초조직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 세포의 포도당 이용을 억제해 당뇨병이 생기도록 만든다.

또 만성적인 고인슐린 혈증은 교감신경을 필요 이상으로 활성화시킨다. 그러면 말초혈관과 신장모세혈관이 수축돼 고혈압이 생기고 혈압이 높아지면 뇌출혈의 위험은 더욱 커지게 된다.

◇남성은 30대 여성은 50대를 조심해야

마른 사람이든 뚱뚱한 사람이든 남성의 경우 30대가 되면 아랫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내장에 지방이 쌓이고 있다는 신호다.

이 시기가 되면 과음과 운동부족 흡연 등 복부비만이 되기 쉬운 생활습관에 젖게 된다.흡연은 식욕억제와 에너지 소비량의 증가로 비만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내장지방을 오히려 축적하는 효과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남성보다 복부 비만이 될 확률은 적다.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여성들의 건강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폐경이전에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분의 지방이 주로 엉덩이와 허벅지, 아랫배, 유방에 쌓인다. 그러나 폐경이후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남성처럼 지방이 주로 복부에 축적된다.

◇ 복부비만을 해결하려면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하면 복강내 쌓인 지방의 양을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엉덩이 둘레에 비하여 허리둘레가 0.95이상(여성은 0.85이상)이면 복무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배가 조금 나왔다고해서 당장 무슨 질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비만해진 후 10년 이상이 지나면 한 두 가지의 질병이 찾아오고 20년쯤 지나면 여러 가지 질병으로 고생하게 된다. 따라서 20,30대 젊은 나이에 나타나는 복부비만은 50,60대의 복부비만보다 더 위험하다. 한창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40대중반에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동맥경화증이 발병하기 때문이다.

복부지방은 한 알의 약, 한 번의 수술, 한번의 건강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복부에 축적된 피하지방은 지방흡입술로 줄일 수 있지만 내장지방은 식이요법과 운동, 약물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운동부족이 원인이라면 조깅 수영 등 지방을 태우는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 음식의 양도 줄여야 한다. 특히 잠자기 전에 먹는 음식물은 대부분이 복부에 지방으로 저장되므로 야식은 끊어야 한다.

글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서영성교수(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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