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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꽃바람이 찬란한 봄이다. 꽃샘 추위는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한 마지막 절차일 뿐. 갈수록 혼란스러운 세파를 겪노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환희가 정말 다행스럽다. 이렇듯 자연은 변화를 거느리고 덤덤히 흘러간다.

그런데 목련 꽃봉오리는 저마다 화려한 치장을 하고 자태를 뽐내는데도, 전체 모습은 조화롭다.꽃모양이나 색깔이 같은 것은 하나도 없지만 서로 어울릴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하나의 새로운 모습이되고 있다. 어쩌면 형태가 이토록 조화로울까?

사실 목련꽃잎은 제 멋대로인 것 같지만, 어떤 반복적인 질서, 즉 패턴이 있다. 햇빛과 바람과 흙과 중력이 서로 작용하며 빚어낸 작품이다. 그것은 존재를 지키며 얻은 소중한 경험과 같은 것.

게다가 색깔은 왜 그리 잘 어울릴까? 그것은 저 깊은 속에서 배어 나오는 원천적인 색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색채는 소재 자체가 지닌 순색이다. 그 배어나오는 과정에서 조금씩 사정이 있어, 같은 꽃잎의 흰빛이라도 목련꽃의 색은 부분에 따라 조금씩 다르되 전반적으로 비슷한 색상을 띤다. 속과 겉이 둘이 아니요 하나된 원리이다.

그러기에 목련 꽃의 모양이나 색채는 급격한 변동이 몰고 오는 충격이 없고 지루한 반복이 주는 따분함도 없다.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형색을 이룬다. 그것은 진정한 속으로부터나타나서 바깥으로 어울리는, 전체와 부분의 적절한 조화가 주는 아름다움인 것이다. 봄꽃의 아름다움은 자연에서 느끼며 만끽할 수 있는 화사한 자연미의 절정이다.

대구시는 아름다운 도시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그 실천을 위해서 온갖 노력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름답게 하려는 조치가 그 경향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자칫 전체 질서를 강요하고 개별 변화를 묵살하거나, 우선 보기만 좋은 치장에 흐르기 십상이다. 이 실천에 있어 목련 꽃 진리를 응용하면 어떨까?

마치 내면적인정신의 미를 지닌 사람이 진정한 미인이듯이, 도시의 아름다움도 도시의 바른 요소와 건강한 구성에서부터 출발한다.그것은 결코 외모에 매인 말이 아니다. 옛 사람이 이른 '미선일치'사상을 현대디자인에 응용하는 지혜가 아쉬운 때다.

영남대 교수.환경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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