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봄과 희망

학교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돈을 챙긴 교장들이 무더기로 적발되고, 총을 든 강도가 은행의 현금을 강탈하는가 하면, 무슨 게이트니 누구 게이트니 하는 게이트 뒤에는 정치 권력층 인사들이 우글거리며 숨어있다.

일부 연예인들은 마약을 하고, 영화관련업체로부터 홍보성 기사를 써주기로 하고 뇌물을 받는 영화사 간부 및 기자가 소환되었다는 뉴스도 들린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위기의 진단을 받은 지 꽤 오래 지난 것 같은데 치료할 여력이 없는건지 조금도 나아졌다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교육에서부터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 어느 장르 할 것 없이 부패의 썩은 냄새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이러한 때에 이같은 부패의 싹을 자르고 몰염치한 권력의 힘을 처단하여 일반 대중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만화 같은 영웅적 존재는 없는 걸까? 촌스러웠지만 권선징악이 그려지던 옛날 영화가 다시금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던 시절엔 정신적 삶이 물질적 가치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은데, 지금은 분명물질적으로 더 풍부해졌건만 사람들은 항상 더 채우려고 아우성이다. 이러한 만족지 못한 삶의 욕망은 관행이라면서검은 돈을 챙기고, 좋은게 좋다는 식의 얼버무림으로 야합해 일반서민들 삶의 '희망'이라는 싹을 잘라버린다.

그러나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식인이 변하고 정치.경제를 하는 사람도 변하고 예술인도 변해제각기 자기의 본분대로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해 제자리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예술은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원래의 목적대로 순수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어렵고 지친 삶을 사는 일반 서민들에게 예술이라는 활력을 불어넣어 힘과 용기와 희망을 전해야 할 것이다.

올해도 또 봄은 왔다. 봄은 여전히 내겐 희망이라고 느껴진다. 향기 가득한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기 시작하면, 아마 우리 사는 곳곳에 잠복해 있는 썩은 냄새가 바뀌리라 기대해 본다. 올 봄에는….

육정학(경북외국어테크노대 교수.영상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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