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기형도 '빈집'

29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시인의 시이다. 따라서 이 시는 그의 죽음과 흔히 연결된다.삶에 대한 열망을 상실하고, 더듬거리며 문을 잠근다는 표현이 죽음을 예감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과잉해석의 혐의가 짙다.

차라리 이 시는 실연(失戀)의 시이다. 사랑을 잃고 시인은 쓴다. 실연을 당하고 번민할 때 밤은 얼마나 짧고, 눈물은 얼마나 망설임 없이 흐르던가? 그때 내 사랑은 홀로 빈집에서 또 얼마나 외로울 것인가.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통일교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 간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을 언급하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그는 통...
홈플러스의 유동성 악화로 인해 납품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삼양식품과 아모레퍼시픽 등 주요 거래처가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 동...
방송인 박나래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휘말리며 전현무와 샤이니 온유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는 가운데, 박완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좌관 성추...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