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희갑 대구시장의 비자금 파문과 관련 본격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앞으로의 수사추이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대구지검은 비자금 수사를 형사.조사부가 아닌 대형사건을 주로 다루는 특수부에 배당하는 등 나름대로 수사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현태 1차장검사는 "비자금 문건과 관련 최근 대구시정이 혼란스러운데다 시민들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비자금 문건의 진실여부를가리기 위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차장검사는 의혹을 해소, 시정을 하루빨리 안정시켜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수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비자금 수사에 가장 필수적인 '문건확보'에 검찰이 의욕을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 검찰은 비자금 문건을 보관하고 있는한나라당 대구시지부에 문건을 제출해 달라고 시한까지 정해 공식 요청하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시민단체들의 검찰수사 촉구 여론에 힘입어 비자금 문건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비자금 문건의 공개자인 김모씨를 발빠르게 소환, 문건 보유여부를 조사한데 이어 문건의 작성자인 이광수씨를 소환키로한 것에서도 문건확보에 대한 검찰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문건을 확보하는대로 면밀히 검토, 비자금 실체파악과 함께 위법성 여부를 꼼꼼히 따진 후 수사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문건을 확보하더라도 비자금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차명계좌에 입·출금된 비자금과 차명 부동산 등이 수사의 핵심인데 돈의 유입처와 성격, 사용경로를 확인하고 위법성을 확인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의지 표명에도 불구, 검찰 주변에서는 향후 수사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선거를 불과 두달여 앞둔시점에서 10여년전에 조성됐다는 현직 광역단체장의 비자금을 검찰이 속속들이 밝혀낼 수 있겠느냐" "비자금 조성 부분까지 수사한다면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알수 없는 상황인데 끝까지 수사하겠느냐"는 등 검찰수사에 대한 회의적인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이 한나라당 대구시지부에 문건 제출을 요청한 것이 여론의 화살을 한나라당에 돌려 부담을 덜자는 뜻으로 풀이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한나라당이 문건제출을 끝까지 거부하거나 문건 작성자인 이씨를 소환해서도 문건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검찰수사는진척을 보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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