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팔 평화안 무산 조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분쟁 종식을 위한 사우디 평화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랍권과 이스라엘간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사우디 평화안을 논의할 아랍연맹 정상회담은 주요 정상들이 불참해 '참모 회담'으로 전락했고 이스라엘에서 또다시 대규모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랍 정상회담=아랍연맹 22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27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영토-평화 교환 원칙에 따른 아랍권과 이스라엘간의 관계정상화 방안을 담은 사우디 평화안의 논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을 비롯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 주요 지도자들이 대거 불참하는 대신 참모들을 파견해 '정상 회담'이 '참모회담'이 되고 말았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국내 사정을 이유로, 압둘라 2세 국왕은 안전상의 이유로 베이루트에 가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총리급 대표를 대신 파견했다. 두 핵심 지도자의 정상회담 불참은 아라파트 수반이 이번 회담에 참석하지 못하고 사우디가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새 중동평화안을 제출하는데 대한 불만의 표시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외에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도 불참했으며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 등 걸프지역 6개 아랍국가 중 하미드 바레인 국왕만이 유일하게 참석했다.이에 따라 미국이 지지하는 사우디 평화안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게 됐다.

◇자살 폭탄테러 재연=아랍 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오후(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네타냐에 있는 파크 호텔 식당에서 20대 팔레스타인 청년의 자폭테러가 발생, 테러범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120명 이상이 부상했다.

유대 축제기간인 유월절(逾越節) 첫날에 발생한 이 자폭 테러는 이-팔레스타인 충돌이 발생한 지난 2000년 9월 이후 최악의 테러로 평가된다.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이즈제딘 알 콰삼'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조영창 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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