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리스신화의 해석과 활용

"고대 그리스 작가 헤시오도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젊은 망나니'로 그렸고, 아이스퀼로스는 '제우스의 권위주의에 맞서는 반항아'이자 '인류의 진정한 은인'으로 묘사했다. 특히 루소는 그를 '과학을 창조해낸 자'라고 쓰고 있으며 카뮈는 '반항아의 조상'이자 최초의 휴머니스트'로 보았다".

'신화와 예술'(아리안 에슨 지음·류재화 옮김, 청년사)은 그리스 신화가 각 시대의 역사와 정치·역사·예술적 담론 안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활용됐 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스 신화는 어렵다. 각 신화가 상징하는 의미가 중첩돼 있고 신들의 계보도 복잡하고, 이름 또한 낯설어 한 두번 읽고서는 잘 기억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놨다. 아리안 에슨은 기존의 그리스 신화들을 두루 간종그려서 시간적 질서를 부여한 다음, 서양의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핵심 인물들이나 사건들을 추출한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과 사건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일적인 흐름으로 모아 들어간다.

곁들여 다양한 이설들과 각 신화가 갖는 중요한 의미와 맥락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오늘의 문화 속에 나타난 그리스신화의 유산들까지 자세히 다루고 있다.

또 현대문학에서 신화가 변용되는 양상을 추적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신화가 생성되고 변화하는 흐름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줄 뿐만 아니라 신화를 '신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상상력이 역동적으로 발휘되는 유희공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이번 기회에 그리스신화에 다시 도전해봄이 어떨까. 신화를 읽는 즐거움은 고대와 현대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있다고 하는데….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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