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영산홍 꽃 잎에는

山이 어리고

山자락에 낮잠 든

슬픈 小室宅(소실댁)

小室宅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

山 넘어 바다는

보름 살이 때

소금 발이 쓰려서

우는 갈매기

-서정주 '映山紅(영산홍)'

영산홍이 붉게 피는 계절이다. '映'은 비칠 '영'자인데 영산홍 꽃 잎에 산이 어린다는 표현은 한자의 훈을 교묘히 활용한 재치이다. 소실댁 역시 마을 한 가운데 있기는 어렵다. 멀찌감치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밤잠이 아니라 낮잠 들 수밖에 없는 그 처지가 슬픈 것이다.

마지막 연의 소금 발이 쓰려서 우는 갈매기는 바로 소실댁의 이미지이다. 정실이 아닌 소실의 발로 세속풍진을 걸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쓰린 상처인가.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