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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일본교육이 처한 문제점을 날카롭게 파헤친 '베틀 로얄'이라는 일본영화가 상영되었다. 이 영화는 얼핏보면 마치 엽기적인 잔혹한 게임과 같다. 미래의 일본사회에서 등교 거부 학생이 80만명을 넘고, 교내폭력으로 교사가 1천200명이나사망하자 정부는 '베틀 로얄법'을 제정한다.

이 법에 따라 무작위로 전국에서 1년에 한 학급을 뽑아 반경 10㎞ 이내의 무인도에 집어넣고,제한시간 3일 이내에 최후의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게 한다. 만일 이를 거부하면 참가자 42명 전원이 일순간에 몰살당한다.

이같은 황당한 상황설정에 학생들은 처음에는 게임을 거부하면서도 곧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처절한 생존게임'에점차 익숙해져 간다. 내가 살려면 친구를 죽여야 하는 충격적인 영상은 곧 학력경쟁사회를 의미한다. 여기서 친구간의 우정이나 희망,사랑 따위는 아랑곳없다. 친구도 오로지 죽여야 하는 적일 따름이다. 따라서 영화에서의 잔혹한 죽음은 곧 지식위주 학벌사회의 섬뜩한 현실을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곧 인간다운 것에 대한 절박함이다. 이는 곧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하고 있다. 교육이 학생들에게 참다운 인생의 의미를 가르쳐 줄 수 없다면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인가 하고 되묻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와 같은 충격적인 현실이 지난주에 재현되었다.

17일 울산에서는 10대 졸업생이 재학시절 꾸중에 앙심을 품고 자신이 다녔던 고등학교에 찾아가 교무실에서 옛 담임교사를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뜨렸다. 또한 15일에는 서울 모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친구를 괴롭힌다는 이유로 교사가수업하고 있는 교실에 뛰어들어 흉기로 동급생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교육현장이 이처럼 폭력에 젖어들고 있는 것은 결코 아이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법과 정의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부정부패와 비리에 관련된 '폭력사회'가 지속되는 한 청소년의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없다.

교육문화평론가 신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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