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외국어테크노대 레슬링팀이 '작은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어느 대학 팀도 거들떠보지 않던 무명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지 1년여 만에 전국 대회 입상자들을 잇따라 배출하는가 하면 주니어 국가대표까지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주니어레슬링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 그레코로만형 76㎏급에서 우승한 허원호(20.2년)를 비롯, 2위를 차지한 86㎏급의 김금용(19.1년), 120㎏급의 황황희(20.2년) 등은 경북외국어테크노대에 입학하기 전까지 고교 시절 지역 대회 3위가 최고 성적이었던 무명 선수들.
지난 2000년 12월 창단한 경북외국어테크노대 (그레코로만형) 레슬링팀은 지난해부터 이들을 중심으로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내자 다른 팀 관계자들이 술렁거릴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다. 이렇게 되자 4년제 대학팀들로부터 이들을 스카웃, 편입시키자는 요청이 오는가 하면 고교 유망주였던 김병국, 남상일이 다른 팀을 마다 하고 경북외국어테크노대에 스스로 진학하기까지 했다.
'미운 오리 새끼'였던 이들을 발전시킨 데는 이중섭(34) 감독의 역할이 크다. 80년대 후반 당시 스타 안한봉과 라이벌 관계였던 이 감독은 무릎 인대 파열로 일찍 선수생활을 접고 경북체육중·고, 남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의 레슬링 대표팀 감독을 거치며 우승을 일궈냈다.
경북외국어테크노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대부분 경찰경호행정학과, 레포츠학과 전공인 선수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 생활을 즐기면서 자율적으로 훈련하도록 선수들을 자극했다.
이렇게 되니 선수들은 마지 못해 하던 운동에서 벗어나 재미를 느끼며 운동하도록 동기를 부여받게 됐다. 20명의 선수들은 오후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매트 위에서 땀흘리며 내일의 목표를 다지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의욕을 갖고 운동하면서 성장하고 있어 기쁘다"며 "올해 전국체전 등 주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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