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서 하루종일 자기, 얼린 특식 먹고 샤워하기'. 무더위에 지친 87종 1천265마리의 달성공원 동물원 식구들의 독특한 여름나기 방법이다.
한낮 최고 기온이 35℃를 기록한 30일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밀림의 왕자 아기사자 '맥'과 암.수 호랑이 2마리는 하루종일 그늘에서 잠자는 것이 유일한 피서법이다.
이들은 엄마, 아빠와 동물원을 찾은 꼬마들의 짓꿎은 희롱에도 아랑곳없이 축 늘어진 배를 하늘로 향한 채 큰대자로 누워만 있다.
1t이 넘는 몸무게를 자랑하는 코끼리는 아예 그늘진 우리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않아 관람객들의 애를 태웠다. 가끔씩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도 부채질을 하듯 연신 두 귀를 펄럭이며 열을 발산하고 이내 우리 안으로 사라져 버리기 일쑤.
더위에 유난히 약한 불곰은 시원한 수조에 몸을 담그고 얼린 과일, 당근, 고구마로 포식한 뒤 샤워기 아래서 목욕을 즐기며 더위를 식혔다. 가끔씩 사육사가 넣어주는 얼음덩어리로 장난치는 모습은 애교만점.
공원관리사무소도 동물들이 아무 탈없이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관리사무소는 우리마다 그늘막을 설치해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더위에 약한 물개, 곰, 호랑이, 사자 우리에는 35℃ 이상 고온이 지속될 경우 얼음덩어리까지 넣어주고 있다.
또 여름철 건강유지를 위해 전염병 예방 및 영양제 주사도 매주 2,3차례 놓아주고 있어 동물들의 여름나기에 들어가는 예산만 7~9월 3개월동안 3천만원이 소요된다.
조양현 사육사는 "1년내내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들에게는 추위보다 더위가 더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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