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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산하전-(7)대기천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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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앞에서 세월을 묻는다

성주 대가천 계곡, 선바위(立岩)

아찔하게 솟은 절벽은

이끼마냥 푸른 소나무를 둘렀다

매끈한 몸뚱아리는 아니거니와

딱딱하게 굽은 등걸과 깎아진 나이테, 의심을 모르는 뿌리

절벽은 소나무를 똑 닮았다

비가 거세지고 슬슬 계곡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절벽을 쓰다듬던 시내는 금세 격류가 됐다

그 변덕을 다 받아주느라 절벽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풀은 비 온 뒤 더욱 푸르다지만

비에 젖은 바위는 시퍼런 낯빛으로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잠자리가 낮게 비행하고

파리가 화가의 우산안에서 젖은 날개를 말렸다

절벽은 찰나와 영원의 門

절벽앞에서 '나'라는 現象을 되묻는다

글: 최병고기자

그림: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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